설 명절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다양한 선물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고물가와 소비 침체 상황을 고려해 가성비를 앞세우거나 가격대를 낮춘 선물이 많아졌다.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인기를 끈 상품만 모은 이색 선물도 있다.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뱀 이미지를 활용한 한정판 선물도 출시됐다. 그런가 하면 고가의 주류와 식재료로 구성된 희소 선물도 등장했다.
◇가격 낮추고 가성비 앞세워
홈플러스는 30일까지 설 선물 세트 본 판매를 진행한다. 올해는 수급이 원활한 과일 위주로 선물 세트 구성을 바꾸는 방법으로 과일 선물 세트의 가격을 낮췄다. ‘샤인머스캣·망고(각 1입·4입)’ 선물 세트는 원물 수급 상황을 반영해 기존 태국 골드망고를 페루 애플망고로 교체해 4만9900원에 판매한다. 또 고환율 상황을 고려해 환율 변동 영향이 없는 국내산 만감류 선물세트를 확대했다. ‘제주 한라봉 세트(5~9입)’는 2만2900원에, ‘제주 천혜향 세트(6~10입)’는 2만5900원에, ‘제주 레드향 세트(6~10입)’는 2만9900원에 선보이며 2만원대 과일 선물을 준비했다.
이마트는 1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가성비 한우 세트를 확대했다. ‘피코크 한우 정육 세트(한우 2.1㎏, 양념 2팩)’와 ‘피코크 한우 불고기 세트(한우 1.4㎏, 양념 2팩)’를 각 20% 할인된 8만6400원과 6만80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 자체 축산물 가공센터인 ‘미트센터’에서 한우를 급속 냉각해 사전 비축하는 방식으로 작년 설보다 할인율을 높였다. 본 판매는 29일까지다.
롯데마트는 1만원 대 가성비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비비고 토종김 5호’와 ‘동원 양반 들기름김 세트’(9900원), ‘넛츠박스 매일견과세트 20봉’(2세트·1만9900원), ‘헤드 단목 양말세트(2매)’(2세트·7900원) 등이다. 주요 인기 건강기능식품 선물세트에 대해선 하나를 사면 하나 더 주는 ‘1+1′ 행사를 연다. 마찬가지로 본 판매는 29일까지다.
◇편의점·호텔 등 ‘이색 선물’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는 올해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뱀 이미지를 활용한 골드바, 금·은메달 등을 판매한다. 증류식 소주 ‘화요 53%’와 가성비 와인 ‘디아블로’, 위스키 ‘조니워커 블루’ ‘더 글렌그란트’ ‘글렌알라키’ 등의 라벨에 푸른 뱀 이미지를 활용한 청사 에디션 상품도 있다. 이밖에 GS25는 목돈을 쓰지 않고도 효도할 수 있도록 안마의자(월 3만1900원부터), 건조기(월 3만1900원부터), 정수기(월 1만7900원부터) 등 가전 구독 상품을 선보였다. CU는 지난해 품귀 현상을 빚은 밤 티라미수와 크림빵 등으로 구성한 ‘맛폴리 기획세트’를 1만6900원에 판매한다.
식품 업계도 자사 인기 상품으로 구성된 선물 세트를 내놓았다. 정식품은 영양 성분을 강화하거나 다양한 재료를 더한 맞춤형 프리미엄 두유로 구성된 ‘베지밀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식단 및 혈당 관리가 필요한 당뇨 환자를 위한 ‘그린비아 당 케어’와 암 치료 전후 또는 회복 중인 환자를 위한 ‘그린비아 캔서 케어’ 등 전문영양식도 선보인다. 오뚜기는 스프 출시 55주년을 기념하며 강릉 지역 브랜드 ‘선미한과’와 협업해 오뚜기 크림스프와 카레, 순후추를 활용한 한과 선물 세트를 출시했다. 오뚜기 크림스프와 카레, 순후추 등으로 맛을 낸 유과 등으로 구성됐다. 대상은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종이 포장과 재사용 가능한 캔버스백을 포장가방으로 사용한 친환경 선물 세트를 선보인다. 올리브유, 올리고당, 사과식초, 참기름, 참치액 등 활용도 높은 대표 제품으로 구성됐다.
호텔 업계는 호텔에서의 경험에 특화된 선물 세트를 출시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30일까지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요리를 담은 선물 세트를 판매한다. 작년 11월 문을 연 일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히노츠키’의 특제 장어 소스와 민물 장어, 도미, 메로, 은대구 등 바다의 진미를 담은 ‘히노츠키 시그니처 민물 장어 세트’와 모던 차이니즈 레스토랑 ‘웨이루’ 주방장의 보양 요리 ‘웨이루 시그니처 불도장’ 등이다. 신라호텔에선 도예가 라기환의 백자와 달항아리 등을 단독 판매한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자사 브랜드 캐릭터 ‘드라코’를 활용한 ‘드라코 굿즈 여행세트’를 올해 첫 출시했다.
◇수억원대 ‘희소’ 선물도 등장
롯데백화점은 27일까지 설 선물 세트 본 판매를 진행한다. 한정판 상품과 단독 협업으로 희소가치가 높은 선물을 준비했다. 이번에 판매되는 상품 중 최고가는 프랑스 와인을 대표하는 쥬브레 샹베르탱 지역의 ‘아르망 루소 샹베르탱 그랑 크뤼 빈티지 컬렉션(4억 5650만원, 1세트 한정)’이다. 1996년산부터 2019년까지 총 24병의 빈티지 와인으로 구성돼 있고, 모두 연 생산량이 1만 병을 넘지 않아 희소성과 소장 가치가 높다.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 주류 선물로 와인 ‘페트뤼스 1999 매그넘’(2600만원)와 ‘르 팽2005′(1260만원) 등을 판매한다. 경기도무형문화재 13호 강환구 선생이 빚은 남한산성소주를 분청사기, 자개함, 자수(보자기) 등 각 분야 장인들의 공예품에 담아낸 ‘더 마스터 컬렉션(1200만원)’도 있다. 여러 브랜드와 협업한 선물 세트도 선보인다. 올해는 영국 왕실 인증을 받은 차 브랜드 ‘포트넘 앤 메이슨’과 협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브랜드를 국내에서 단독 수입해 유통한다. 설 선물로 포트넘 시그니처 햄퍼(55만 6000원), 그린티 루즈리프티 세트(14만 8000원), 취향에 맞게 골라 바구니에 채워 넣는 햄퍼 기프트 세트 등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28일까지 선물 세트 본 판매를 진행한다. 다품종 소량 포장으로 피치애플, 써니트 한라봉, 그린시스 배 등 10종류의 과일을 각각 1개씩 포장한 ‘과일의 정점 진(眞)세트’(17만 5000원), 국민 생선 6종(삼치·고등어·아귀·볼락·달고기·임연수)을 손질해 판매하는 ‘순살 생선 프리미엄 6종’(11만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