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얼음나라화천 산천어축제가 내년 1월 11일부터 2월 2일까지 화천읍 화천천 일원에서 펼쳐진다. 화천군은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이번 축제를 지역 축제를 넘어 글로벌 축제로 성장시켜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화천군 제공

강원 화천군이 군사도시라는 옷을 벗고 축제와 교육, 보육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화천산천어축제는 그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사례다. 20회를 맞은 이 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에서 벗어나 문화체육관광부의 글로벌 축제로 성장하며 그 위상을 더욱 높였다. 화천군은 교육과 보육에서도 혁신적인 모델을 제시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선도적인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겨울축제의 진수, 화천산천어축제!

‘2025 화천 산천어축제’가 내년 1월 11일부터 2월 2일까지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원에서 23일동안 열린다. 화천산천어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산천어 얼음낚시다. 작은 얼음구멍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반바지와 반팔 티셔츠를 입고 차디찬 얼음물에 뛰어들어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는 산천어 맨손 잡기도 체험할 수 있다. 이번 축제 기간엔 171t, 약 100만 마리의 산천어가 화천천에 방류된다. 화천군은 이를 위해 전국 산천어 양식장과 계약을 맺었으며 기생충 등 수생균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완료했다.

축제장에는 다양한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화천천을 가로지르는 100m 길이의 눈썰매부터 얼음 썰매, 아이스 봅슬레이, 얼음축구, 컬링, 아이스 파크 골프, 짚라인 등 눈과 얼음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화천산천어축제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겨울문화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우선 세계 최대 빙등축제로 손꼽히는 하얼빈 빙설대세계의 축소판이 화천읍 서화산 다목적 실내 광장에 조성된다. 하얼빈 현지 기술자 30여명이 조각한 싱가포르의 술탄 모스크, 인도의 황금사원, 요르단의 페트라, 대한민국의 거북선 등 세계 유명 건축물 등 30여점이 전시된다. 축제장에서는 일본 삿포로의 눈축제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눈 조각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축제장 얼곰이성에 마련될 산타 우체국은 핀란드 산타 마을 산타 우체국을 그대로 옮겨왔다. 축제 기간에 핀란드 로바니에미시 산타 마을의 ‘리얼 산타’와 요정 ‘엘프’가 화천을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선물한다.

세계 최대 실내 얼음조각광장.
화천 선등거리에 불을 밝힌 산천어 등(燈).

◇화천형 보육·교육지원과 돌봄 모델

대한민국 최대 화두는 단연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다. 지자체들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 장려금 등을 내걸고 출산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화천군은 10여년 전부터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단순히 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에서 벗어나 ‘아이 기르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집중해왔다.

우선 공공산후조리원을 통해 출산 여성에게 2주간 최고의 산후 서비스를 제공한다. 화천에 1년 이상 거주하면 이용료는 무료로 제공된다.

지난 2월엔 전국 최초로 지자체 주도형 초등 종일 돌봄 시설인 화천커뮤니티센터가 문을 열었다. 학기 중엔 하교 후부터 오후 7시까지, 방학 중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돌봄 서비스가 제공된다.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영어와 독서, 문해력 증진 등의 교육이 전문 강사진에 의해 진행된다.

학부모들이 가장 큰 고민으로 꼽는 외국어 교육을 위해 각 돌봄 반에는 내국인 담임과 원어민 담임을 각각 1명씩 배치하기도 했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키즈영어 아카데미도 운영 중이다.

2021년부턴 스마트 안심 셔틀버스도 운영 중이다. 스마트 안심 셔틀버스는 학생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통학버스를 호출하면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버스가 찾아오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또 화천군은 대학생 등록금 전액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미래 인재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7년부터 모든 대학생에겐 등록금 실 납입액 전액과 매월 최대 50만원의 거주공간 지원금이 지급된다. 부모가 3년 이상 화천에 실거주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등록금이 비싼 세계 100대 해외 대학에 진학해도 등록금 전액이 지원된다.

올해의 경우 모두 855명에게 15억5800만원의 대학 등록금이 지급됐으며, 798명에게 15억7800만원의 거주공간 지원금이 지원됐다.

화천군 관계자는 “지원액에 한도를 두지 않으며 부모의 소득과 관계없이 실제 낸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것은 화천군이 유일하다”고 했다.

전국 최초 지자체 주도형 초등 돌봄시설 ‘화천커뮤니티센터’.

◇화천군, 파크 골프 중심지로 떠오르다

2021년부터 파크 골프 육성에 나선 화천군은 3년 만에 파크 골프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북한강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자리 잡은 산천어 파크 골프장에서 열리는 대회마다 전국의 파크 골프 동호인들이 찾는다. 특히 대회 상금과 참가 인원에서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파크 골프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150만명 이상의 파크 골프 동호인들이 화천을 찾았다. 이 가운데 60만명 이상이 외지인으로 이는 화천군 인구(2만2980명)의 26배에 달하는 수치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27일 “화천은 접경지역이지만, 세계적인 축제 도시이자 국내 최고의 교육·행복도시”라며 “보육과 돌봄, 교육 지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화천형 모델을 더욱 발전시켜 신혼부부와 청년세대의 주거지원 정책과도 결합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