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FTA 확산으로 세계 농산물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FTA 급증은 우리 농식품의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우리 농축산업계는 세계인이 선호하는 농식품의 맛과 품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때마침 다양해진 글로벌 K컬처(Culture)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농림축산식품 수출은 사상 최고 실적인 90억3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조선일보는 메가 FTA 속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수출 품목 및 업체의 성공 사례와 농식품 산업의 신성장 동력 창출 노력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그린바이오는 인간의 기본 삶과 직결된 식량 문제, 기후변화, 고령화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 산업은 생명공학기술(Biotechnology)을 기반으로 생물체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생산한다. 크게 △보건·의료와 관련된 레드바이오 △화학·에너지와 관련된 화이트바이오 △농업·식품·천연물과 관련된 그린바이오 등 3개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린바이오는 인간의 기본 삶과 직결된 식량문제, 기후변화, 고령화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린바이오 중 종자는 이상기후와 식량부족 문제 해결의 열쇠이며, 곤충과 천연물 유래 소재, 미생물 등을 활용한 기술은 지속 가능한 농업과 환경 보존에 기여하고 있다. 그린바이오는 단순한 산업의 영역을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 중이다.

◇농식품부, 그린바이오 허브 구축 등 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에 박차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식품 분야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한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그린바이오 분야 소재 개발의 자동화·고속화·표준화를 위한 ‘농식품 분야 공공 바이오파운드리(첨단분석시스템)’를 전북 정읍과 경북 포항 두 곳에 구축한다. 경북 고령에 그린바이오 소재의 국산화를 위한 대규모 생산 시설도 조성된다. 국내 농산물 기반의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원료 수급 체계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종자·미생물·동물용의약품·곤충·천연물·식품소재 등 6대 분야 중심으로 그린바이오 제품의 전주기를 종합 지원하는 지역별 거점 시설(그린바이오 허브)을 구축한다. △농축산용 미생물산업 육성 지원센터(전북 정읍) △발효 미생물 산업화 지원센터(전북 순창) △그린 백신 실증지원센터(경북 포항) △천연물소재 허브(강원 강릉, 충북 제천) △곤충산업거점단지(전북 남원, 강원 춘천) △국가식품클러스터(전북 익산) 등이다.

기업 지원 측면에서는 총 130여 개 업체 대상으로 △신제품 개발 △인허가 취득 △마케팅 등을 지원하며, △기능성 소재 연구와 동물용 의약품 △미생물 분야의 효능 안전성 평가 및 제품 개발을 돕는다. 특히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허가 및 안전성 평가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매년 200억원 규모로 2027년까지 총 1000억원 이상을 조성하는 그린바이오 전용 펀드와 이와 연계한 지자체 펀드, 약 1948억원도 확보해 그린바이오 벤처창업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엠알이노베이션은 국내외 시장에 친환경 작물보호제 브랜드 ‘BIO’, 기능성 생리활성제 브랜드 ‘Manaon’ 등을 선보이고 있다. /엠알이노베이션 제공

◇엠알이노베이션, 친환경 농자재와 K뷰티로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그린바이오 기업 엠알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농식품부 ‘그린바이오 제품 상용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제품 시험·검증, 해외 마케팅, 국외여비 등에 대한 실비를 지원받고 있다. 지원 금액은 총 4000만원이다.

엠알이노베이션은 김효현 대표를 비롯한 연구원 3명이 2011년 식물 추출물 등 천연물질을 활용한 농자재 제조 기업으로 창업했다. 창업 후 3년 만에 친환경 원료에 대한 기술과 관련 발명특허, 디자인 및 상표 등 지식재산권 28개를 확보했다. 주요 제품군(群)으로 생물농약인 ‘BIO Series’와 천연비료 ‘MANAON Series’ 등 유기농업자재를 다루고 있다. 해당 제품은 대부분 천연추출물을 원료로 사용된다. BIO Series의 ‘Larvaphid Out’ 제품의 주원료는 고삼에서 추출한 마트린(Matrine)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천연물질이 미용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2013년 에스테틱 전문 브랜드 ‘더쎄라(THESERA)’도 론칭하며 기능성 화장품 쪽으로 영역을 넓혔다. 2016년에는 화장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며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엠알이노베이션은 창업 초기부터 해외 진출에 방점을 찍었다. 체계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 친환경 농업 부문은 미국·이란·중국·캄보디아·필리핀·페루·리비아 등 7개 국가에 정식 등록해 수출하고 있다. 화장품 역시 중국·인도네시아·싱가포르·튀르키예·영국 등 60개국에 수출하며 K뷰티를 알리고 있다. 일방적인 수출이 아닌, 제조자개발·생산(ODM)을 비롯해 각 나라 여건에 맞춘 연구·개발(R&D)로 제품력을 높이고 있다.

김효현 엠알이노베이션 대표는 “우리 가족이 먹고 바르는 제품을 만든다는 마음가짐으로 친환경 원료 연구와 품질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획기적인 기술 개발과 혁신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제작 지원: 2024년 FTA 분야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