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인헌시장에서 3년째 운영 중인 ‘나이트 마켓’이 인근의 젊은 주민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오후 5시부터 문을 열어 가성비 높은 제품들 위주로 팔자 퇴근길 손님들의 큰 관심을 얻고 있는 것이다.
◇퇴근길에 문 여는 시장
2호선 낙성대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인헌시장은 61개 점포가 농·축산물과 수산물, 가공식품을 주로 판매한다. 인근에는 낙성대공원, 샤로수길 등 관광 인프라도 탄탄하게 구축돼있어 주로 젊은 맞벌이 부부나 직장인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유동 인구가 많고 관광자원을 풍부하게 갖춰 시장이 충분히 활성화될 잠재력이 높았지만, 그동안 과감한 변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상인회가 발벗고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함께 운영하는 ‘특성화시장 육성 사업’에 도전한 것이다. 이 사업은 사업 목적에 따라 ▲첫걸음 기반조성 ▲문화관광형시장 ▲디지털 전통시장으로 나눠 참여할 수 있는데, 인헌시장은 2022년 ‘첫걸음기반조성’에 선정됐다.
이 사업을 통해 인헌시장은 시장 내 어디서든 카드와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면서 작년에는 ‘전국우수시장 선발대회’에서 전국 1위를 수상했다. 또 올해는 작년에 이어 ‘문화관광형시장’ 사업에 선정되면서 특화 콘텐츠 개발에도 나섰다.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면 2년간 최대 10억원을 지원받아 지역 문화와 관광자원을 연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이 같은 시도 중 하나가 ‘나이트 마켓’이다. 퇴근길 저녁거리 고민이 많은 직장인들을 위해 오후 5시부터 시장을 열었다. 여러 가게가 참여해 다양한 가성비 상품을 ‘만원 꾸러미’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는데, 준비한 꾸러미 상품이 전부 매진될 만큼 높은 인기를 끌었다. 올해로 3년째 접어든 이 기획은 처음 시작한 재작년에만 18회, 작년에는 12회 열렸다. 올해도 12회째 진행 중이다. 그 효과로 전년 대비 매출은 20%, 고객 수는 15% 이상 늘었다. 소진공 관계자는 “처음엔 낯설게 느껴 반신반의하던 상인들도 이제는 시장 활성화 효과를 깨닫고 더 자주 열리기를 바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객 결제 편의도 개선
인헌시장은 제로페이 등 간편결제와 카드형 충전식 온누리상품권을 확대하면서 고객들이 결제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또 상인 아카데미를 열어 라이브커머스 맞춤 교육을 진행했고, 지난달 말에는 카카오톡 스토어에 입점해 기획전을 열기도 하면서 시장 경쟁력도 강화해나가고 있다. 4000명 이상 팔로어를 보유한 인헌시장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선 각종 온라인 이벤트를 열고 시장 소식을 공유하고 있다.
김두희 인헌시장 상인회장은 “특성화시장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인의 자생력 강화가 중요하다”며 “특성화시장 육성사업단과 사업 계획을 촘촘히 세워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