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업 분야에서도 이상 기상으로 인해 작물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농업 시설이 붕괴되는 등 기상 재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농촌 현장에서 이상 기상에 따른 재해 예방 대응 기술과 예측 정보에 대한 요구도 함께 커진 상태다.

여기에 발맞춰 농촌진흥청은 ‘농장단위 작물맞춤형 기상·재해 예측기술’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가 화면을 가리키며 ‘농업 기상 재해 조기 경보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농진청은 해당 서비스를 올해 말까지 110개 시·군, 2025년 말까지 전국 155개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진청 관계자는 “기존 시·군·구 단위로 제공하는 정보는 같은 시·군·구 내에서는 기상과 재해 위험이 같은 정도로 나타나면서 다양한 영농 현장에 구체적인 위험을 알려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대응 조치를 취할 때 품종과 생육 단계, 관리 기술 등 개별 농장의 상황을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감안해 세계 최초로 농장 단위 작물 맞춤형 기상·재해 예측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바로 농촌의 지형과 고도 등을 반영, 농장 단위로 추정하는 ‘소기후 예측’ 기술이다. 재해 위험 정도를 농장 단위 기상 정보와 작물의 생육 상황을 고려해 농장별로 다르게 판정해주는 ‘기상 위험 판정’ 기술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농장 단위의 기상과 재해 예측 정보를 대응 지침과 함께 개별 농가에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서 사전에 알려주는 ‘조기 경보 서비스’ 역할도 한다.

농장 기상은 기온·강수량 등 기상 요소 11종을 농장 단위(30∼270m 격자)로 상세하게 제공하고, 농장 재해는 기상 재해 15종(가뭄·저온해·수해 등)을 작물 생육 상황에 맞게 제공한다. 대응 조치는 사과·배 등 작물 40종에 대해 생육 단계별 맞춤형 대책을 사전·즉시·사후로 나눠 제공한다. 농가 서비스는 인터넷(https://agmet.kr)과 모바일(문자·웹·알림톡)을 통해서 제공한다. 올 8월 현재, 경남 하동, 전남 구례 등 전국 78개 시군을 대상으로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서비스를 원하는 2만4856 농가(4만2231 필지)의 영농 정보를 시스템에 등록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 가운데 1만7129 농가에 대해서는 알림톡 문자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성공 사례도 잇따른다.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한 농가는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농업 기상 재해 조기 경보 서비스 덕에 개화기 저온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업 기상 재해 조기 경보 서비스의 저온 위험 예측 정보에 따라 농가에서 온수 미세 살수 장치를 미리 가동한 덕에 무사히 냉해를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충북대 조사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해 전체 농가의 10%가 이용하면 연간 최대 115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 재해로 인한 농업 재해 피해 복구 지원액과 농작물 재해 보험 지급액 등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권재한 청장은 “올해 말까지 110개 시군, 2025년 말까지 전국 155개 시군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서비스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함과 동시에 농협 등 민간에도 오픈 API 정보를 개방해 서비스 이용률을 대폭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