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지역 초등학생들이 독일 무용 단체를 통해 저명 예술가와 교류하는 특별한 경험에 나선다. 오는 8월 4일 강릉 주문진 해변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아동·청소년 합동 예술 캠프인 ‘꿈의 페스티벌’이 강원도 전역에서 열린다. 특히 8월 5~6일에는 강릉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 ‘꿈꾸는 사임당 예술터’에서 해외 전문가 초청 워크숍도 진행된다.
꿈의 오케스트라 및 꿈의 무용단 사업 운영기관과 ‘꿈꾸는 예술터’가 지역 문화예술교육 거점으로서 사업 간 협업을 통해 축제의 장을 만든다. 꿈꾸는 예술터가 지역 문화 격차 해소로 지방소멸 위기의 해법을 제시한다.
◇누구나 누리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전용시설
‘꿈꾸는 예술터’
문화예술교육이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해법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문화가 일상이 된 시대, 양질의 문화예술 경험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여전히 지역별 ‘균등한 공급’에 한계가 있다. 국민통합위원회에 따르면, 연간 공연·전시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서 개최되고 있는 데다 전국 3000여 개의 문화시설 중 37%가 수도권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문화·교육 격차는 지방소멸 현상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역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 △의료복지 확대뿐만 아니라 양질의 ‘문화예술교육 활성화’가 중요해진 시점이다. 비수도권의 기반 시설 부족으로 인한 문화예술 향유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또 각 지역 고유의 특성과 환경, 문화자원을 연계한 문화예술교육 역할도 중요해졌다. 이에 지역 내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이 일상에서 쉽게 접근하며 예술가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거점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해 ‘2차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23~2027년)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더 가까이, 더 깊게 누리는 K-문화예술교육’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국민 누구나 지역 어디서든 문화예술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 접근성과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2018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생활 밀착형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인 ‘꿈꾸는 예술터’를 조성하고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꿈꾸는 예술터는 핀란드 ‘아난딸로 아트센터’의 한국형 모델이다. 지역 내 폐교 등 유휴공간을 활용해 콘텐츠와 사람을 한데 모아 지역 ‘문화예술교육 생태계’를 조성한다. 실제로 꿈꾸는 예술터는 주민·예술가·교육자·기획자 등 지역의 구성원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각 지역 아동·청소년 등 주민들이 지역 문화예술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주체가 된다. 예술가들은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를 연구·실험하면서 널리 확산시키는 플랫폼으로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전주시·강릉시·청주시·밀양시 등 전국 7개소 운영…
5개소 추가 개관 예정
‘꿈꾸는 예술터’는 지역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허브이자 도시 거점시설이다. 현재까지 전국 7개 지역에 꿈꾸는 예술터가 개관했다.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은 전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전북 전주시의 ‘팔복야호예술놀이터’다. 폐업 후 25년 동안 방치된 카세트테이프 공장을 ‘예술하는 곳’으로 재생시켰다. 예술가들이 입주해 창작에 전념하고, 지역 주민은 예술을 통해 놀고 배우면서 연간 약 500회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존 예술 놀이 국제포럼을 ‘전주예술놀이 축제’로 확장한다. 전주 중심으로 전라북도 전역의 문화예술교육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2024 전주예술놀이 축제’는 오는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팔복예술공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강원 강릉시에는 강릉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꿈꾸는 사임당 예술터’가 있다.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으로 전통 및 현대 예술이 융합된 창의적 문화예술교육을 추구한다. 바다를 소재로 한 현대무용 등 강릉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융복합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예술의 일상화’를 도모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는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에서 아동·청소년부터 가족 단위까지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문화 사각지대 해소가 목표다.
동부창고 꿈꾸는 예술터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청원군과 통합 10주년 기념’ 문화예술 행사를 추진했다. 하반기에는 ‘예술교육 축제’도 개최할 계획이다.
또한 경남 밀양시는 밀양문화관광재단이 운영을 맡아, 연극 등 공연예술에 특화된 문화예술교육 전용시설을 조성했다. 지역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문화예술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출범한 ‘꿈의 극단’은 홍보대사인 고선웅 연출가가 밀양공연예술축제와 연계해 아동·청소년·가족 대상 문화예술교육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대한민국청소년연극제 등 지역의 대표 문화예술 행사와 연계하고, 연극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을 지속해 연극 특화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또한 대구 수성구에는 수성문화재단을 통해 개관한 ‘들안예술마을 꿈꾸는 예술터’가 있다. 원룸 건물을 문화예술교육 전용시설로 탈바꿈시켰다. 향후 문화에 취약한 지역 주민들을 위해 △대표 축제인 수성빛예술제 △남구 청년센터 등 인근 기관과 연계해 문화예술교육 거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경기 성남시와 전북 장수군 등에서도 꿈꾸는 예술터를 운영 중이다. 내년까지 △전남 고흥 △경남 창원 △강원 태백 △강원 춘천 △제주 5개 지역에 추가 개관할 예정이다.
문화 취약 지점과 인구 감소 지역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에 지방소멸 대응도 문화예술로 다음을 모색해야 할 단계다. 문체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전국의 ‘꿈꾸는 예술터’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 교육의 균형적 지원과 지속 가능한 생태계도 구축하고자 한다. 신규 사업인 ‘예술로 어울림’으로 꿈꾸는 예술터만의 브랜딩을 지원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은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 환경을 조성하려면 연령과 지역 불문하고 일상에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꿈꾸는 예술터가 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확산해 문화예술교육 기반을 마련하고, 더 나아가 문화예술교육 거점 도시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