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기업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회적 책임과 더불어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뜻하는 지속가능경영(ESG)이 기업의 중요한 경영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ESG가 중심인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은 사회공헌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기부트렌드 2024′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관심은 전통적인 복지 부문을 넘어 일자리·청년·대학생·교육·문화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복지기관 이외에도 환경·문화 전문 기관들까지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달 초 한국메세나협회가 발표한 ‘2023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던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이 회복됐다. 이 보고서에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약 20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은 조사가 시작된 1996년 이래 최대 규모이다. 또한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술은 단순한 창작물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 전달과 문화적 영향력으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사회공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과 기업 출연 문화재단 등 729개 사(社)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지원 총액(2087억8500만원)과 지원 건수(1570건)는 전년 대비 각각 0.7%(14억4100만원), 19.1% 증가했다. 지원 기업 수(515개)는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별 지원 금액을 살펴보면 인프라(공연장·복합문화공간·미술관 등) 분야(약 1205억원/+1.7%)에 대한 지원이 57.7%였다. 이로써 여기에 여전히 기업의 지원이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술·전시 분야의 지원 금액(약 307억원)은 전년 대비 0.7% 감소했으나 전년에 이어 2순위를 유지했다. 클래식 분야(약 174억원/+3.6%)가 그 뒤를 이었다.

비주류·다원예술 분야(약 66억원)의 지원 규모는 전년 대비 큰 폭(+66.2%)으로 상승했다. 이는 융복합 예술 등에 대한 기업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영상·미디어(약 28억원/+18%), 연극(약 25억원/+7.4%), 무용(약 13억원/+81.3%) 분야도 증가했지만 각 장르 모두 전체 지원 규모에서 1~3% 정도만 차지하고 있다. 그 때문에 소외 장르에 대한 관심과 지원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