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청사 외벽에 도봉구청 브레이킹 실업팀 소속 김홍열 선수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사실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도봉구

“언제나 아낌 없는 응원과 지원을 해주는 도봉구에 감사드립니다.”

도봉구청 브레이킹 실업팀 소속 김홍열(홍텐)이 우리나라 선수로는 유일하게 2024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종목 본선행 티켓을 획득하며 밝힌 소감이다. 브레이킹은 비보이·비걸들이 힙합 음악에 맞춰 춤 대결을 벌이는 스포츠로,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홍열 선수는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 예선전 2차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1·2차 대회 종합 2위로 본선에 올랐다.

도봉구는 지난 2023년 9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브레이킹 실업팀을 창단했다. 세계 브레이킹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김홍열 등 국내 최고 수준의 테크닉을 자랑하는 선수 6명을 영입해 팀을 꾸렸다. 사령탑은 아시아 크루 최초로 비보이 세계 대회를 제패했던 ‘1세대 비보이’ 이우성 감독이 맡았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당시 창단식에서 “브레이킹을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인기 종목으로 발전시켜 청년들에게 스포츠와 문화예술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도봉구청 브레이킹 실업팀 소속 오철제(왼쪽) 선수와 권성희(오른쪽) 선수가 지난달 30일에 열린 ‘레드불 비씨원 사이퍼 코리아 2024’에서 최종 우승을 거머쥔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도봉구

오 구청장의 창단사는 점차 현실에 다가서고 있다. 김홍열이 지난해 9월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브레이킹 댄스 남자 부문에서 은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실업팀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도봉구 브레이킹 실업팀 소속 선수인 오철제(에프이), 권성희(스태리)가 ‘레드불 비씨원 사이퍼 코리아 2024′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레드불 비씨원 파이널은 국가별 예선을 통해 선발된 16명이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세계 최대 브레이킹 대회다. 이어 지난달 김홍열이 파리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며 비인기 종목이었던 브레이킹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거워졌다.

도봉구 브레이킹 실업팀 선수들의 활약 뒤에는 도봉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도봉구는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생활비(인건비)를 비롯해 훈련장 임대료, 대회 참가비, 의류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처럼 실업팀을 직고용하지 않고, 선수들의 컨디션과 스케줄 관리를 돕는 전문 매니지먼트사를 사이에 뒀다. 최봉근 도봉구 생활체육팀장은 “브레이킹은 종목 특성 상 자유로운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선수들이 소속에 얽매이지 않고 연습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매니지먼트사와 관리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홍열이 올림픽 본선에 오르면서 도봉구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도봉구청사에는 ‘김홍열 선수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도봉구 관계자는 “도봉구청이 언론에 이렇게까지 많이 오르내리는 것은 처음”이라며 “김홍열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