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는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기 평택시와 미국 테일러에 파운드리 생산 거점을 증설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테일러 생산 1라인을 완공해 내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고, 2027년에는 생산 시설이 2021년 대비 7.3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제공

AI(인공지능) 중심으로 첨단 기술이 빠르게 변하면서 AI 기술 구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고성능·저전력 반도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를 개최하고 AI 시대를 선도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술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포럼에는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등 업계 주요 전문가들이 참여해 삼성전자의 기술과 사업 현황뿐 아니라, 30여 파트너사의 다양한 반도체 기술과 협력 방안을 활발하게 공유했다.

◇美 현지 반도체 거점에 400억달러 투자 전망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의 핵심으로 삼고 170억달러(약 23조5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은 올해 하반기 생산 1라인을 완공하고, 내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도 테일러 공장에 64억달러(약 8조9000억원)에 달하는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앞으로 테일러 공장 투자가 4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는 약 2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6조5700억원의 4배가 넘는 규모다. 기존 역대 최대였던 2022년(약 24조9000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GAA(Gate-All-Around) 3나노 2세대 공정 양산과 테일러 공장 가동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고성능 컴퓨팅, 차량, 소비자용 등 다양한 응용처로 수주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한국 평택 3라인에서도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 파운드리 제품을 본격 양산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과 고객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과 미국 테일러에 파운드리 반도체 클린룸을 선제적으로 건설하고 있으며, 2027년 클린룸의 규모는 2021년 대비 7.3배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

◇스마트폰·에어컨 모든 분야에 AI 확대

신사업의 큰 그림 중 하나는 사업 경계를 뛰어넘는 통합 시너지다. 삼성전자는 한 해 5억대 규모의 제품을 판매하는데, 고객들이 쉽고 편안하게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고 기능도 개인마다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2억8000만명 넘게 사용하는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 싱스’ 생태계를 꾸준히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AI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하고, TV 사업에서는 초대형 TV 시장을 선도해 프리미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에어컨 등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AI 기술을 고도화한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2024년 ‘비스포크 AI 무풍 갤러리’ 에어컨은 모든 모델이 에너지 소비효율 1~2등급을 획득했고, 스마트싱스 AI 절약 모드로 상황별 맞춤 절전이 가능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0%까지 절약할 수 있다. 이달 17~21일 가정용 기준 하루 평균 1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반도체·통신 등 주력 산업에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5월 말부터 약 2주간 미국 출장길에 올라 주요 IT·AI·반도체·통신 산업 CEO들과 수차례 미팅을 가지고, 임직원에게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해내고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