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개장한 영등포구 문래동 꽃밭정원 전경. /영등포구

23년간 방치됐던 문래동 공공부지가 영등포구의 노력으로 활력을 찾고 있다.

문래동 공공부지(문래동3가 55-6번지)는 재일 교포 사업가인 故 서갑호(1915~1976) 회장이 세운 ㈜방림방적이 ‘영등포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2001년에 기부채납한 땅이었다. 그러나 20년 넘게 울타리에 막혀 구청 사업부서 자재창고로 쓰이는 등 적절히 활용되지 못했다.

이에 영등포구는 시비 23억원 등을 지원받아 최근 이 부지를 주민을 위한 힐링공간인 ‘문래동 꽃밭정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지난달 8일 개장한 꽃밭정원에는 라일락, 데이지, 팽나무, 백리향, 로즈메리, 라벤더 등 다양한 식물을 심고 맨발 황톳길과 어린이 놀이터 등을 꾸렸다.

주민들은 새로 들어선 공공정원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연령대에 맞춘 다양한 시설을 갖춰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 생활 명소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달 16일에는 문래동 주민자치위원회 등 주민들이 최호권 구청장에게 ‘문래동 꽃밭정원’ 조성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은 감사패를 전달했다.

꽃밭정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지에는 현재 도시텃밭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는 앞으로 ‘영등포 문래 예술의 전당’이 들어선다. 지난해 영등포구가 서울시 예산 22억5000만원을 확보해 기본계획 수립 등을 마쳤다. 현재는 투자심사 진행 중으로 2027년 착공해 2030년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영등포구는 예술의 전당을 일상에서 문화와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구민 참여형 열린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1300여석의 대공연장과 300석의 소규모 다목적홀 등을 갖출 계획이다. 또 전 구민을 위한 문화교육시설을 비롯해 50m 길이의 8레인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도 마련한다. 문래 예술창착촌 작가 등 지역 예술인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활동할 수 있는 창작공방 등을 제공하고, 영등포공원 내 문화학교를 이전해 다양한 문화예술 강좌도 운영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을 거대 정원도시로 만들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에 화답하듯 자치구들이 앞다퉈 정원도시 경쟁에 나선 가운데 영등포구는 ‘정원도시 영등포’를 선언하며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이번 ‘문래동 꽃밭정원’이 정원도시 조성의 첫 단추다. 최호권 구청장은 최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등포는 산이 없고, 쇳가루 날리는 철공소가 밀집된 낡고 오래된 구도심의 이미지가 강했다”며 “정원도시를 조성해 영등포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