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책 읽는 공간을 넘어 여유로운 휴식처와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도서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옥 툇마루에 앉아 꽃 구경하기 좋은 도서관부터 숲 속 한가운데 ‘북캉스’ 즐기기에 제격인 도서관까지 자치구 곳곳의 이색 구립도서관들을 소개한다.

◇ 툇마루에서 독서 삼매경… 도봉구 ‘원당마을한옥도서관’

전통 한옥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도봉구 원당마을한옥도서관 모습. /도봉구

도봉구 도봉산 아래 자리한 원당마을 한옥도서관은 2022년 개관한 도봉구립 공공도서관이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깎아 끼워넣는 전통 한옥 설계양식으로 지은 것이 특징. 외관에 걸맞게 전통문화 관련 장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도서관은 3개의 실(室)과 중앙 정원, 앞마당, 뒷마당, 툇마루 등으로 이뤄져 있다. 도서관 건물은 내부 중앙 정원을 ‘ㅁ’자 모양으로 둘러싼 형태다. 각 열람실에서 유리창을 통해 아늑한 정원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도서관 면적은 348.24㎡(105평)로 그리 넓은 편은 아니지만 툇마루에 앉아 고즈넉한 정취를 느끼며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전통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지금까지 국악 공연이나 인문학 강연 등을 진행했다. 특히 툇마루 앞에서는 주기적으로 국악 음악회가 열린다.

도서관에 오면 꼭 들러야할 곳이 있다. 도서관 옆 원당샘공원을 비롯해 연산군묘와 600살 수령의 은행나무는 소소한 명소로 꼽힌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며, 주말에는 오후 5시까지 단축 운영한다. 매주 화요일은 휴무다.

◇ 환경 테마 특화 도서관, 서초구 ‘방배숲환경도서관’

서초구 방배숲환경도서관 1층 서가에서는 창문을 통해 중앙 정원을 훤히 볼 수 있다. /서초구

서초구립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서리풀공원에 있는 친환경 복합문화공간이다. 도서관은 ‘환경과 문화로 삶을 바꾸는 도서관’을 테마로 조성됐다.

쉼표 모양의 나지막한 둥근 건물 한가운데엔 ‘햇살, 뜰’로 불리는 중정(도서관 내 작은 마당)이 있다. 산 내음과 새소리를 접할 수 있는 중정을 중심으로 전면에 창이 빙 둘러 있는 모습이다. 실내 어디서든 푸른 정원이 눈에 들어와 시야가 트인다.

도서관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 연면적 1632㎡(약 493평)으로 제법 넓다. 열람석은 100여석 규모다. 환경을 테마로 한 도서관답게 장서 2만3000여권 가운데 7000여권이 환경 관련 책이다. 내부는 5.6m의 높은 층고에 푸른 숲을 형상화한 서가(책 따위를 얹어 두도록 만든 선반)를 벽면에 배치에 마치 숲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14만평의 서리풀공원이 뒤뜰처럼 자리하고 있다.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긴 시간 운영한다.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금요일은 휴관한다.

◇ 숲 속의 책 쉼터, 성북구 ‘오동숲속도서관’

목조 건물 위에 얹어진 스틸강판 지붕이 특색인 성북구 오동숲속도서관 전경. /성북구

성북구 하월곡동 도동근린공원에는 지난해 5월 들어선 성북구립 오동숲속도서관이 있다.

오동숲속도서관 부지는 원래 목재 파쇄장이 있던 곳이나 잇따른 민원으로 가동을 멈춘 뒤 방치된 상태였다. 서울시와 성북구가 30억원을 들여 이곳을 책쉼터로 조성하면서 문화 휴식공간으로 변신했다.

성북구 마을건축가로 활동 중인 장윤규 국민대 교수가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오동근린공원(월곡산) 자락길을 형상화한 건축물을 탄생시켰다. 전체 면적 428㎡(약 130평) 한옥 양식의 목조 건물 위에 스틸강판 지붕을 올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뤄냈다. 지붕과 벽에 난 창문들로 햇볕이 들어와 안에 들어서면 아늑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도서관은 80평 규모로 독서공간, 북카페, 커뮤니티 등 6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8000여 권의 책과 50석의 열람석을 갖췄다. 공원에는 무장애 숲길을 비롯해 치유의 숲길, 들꽃향기원, 철쭉동산 등 여러 시설이 있어 ‘북캉스’ 즐기기에 좋다. 인근 유아숲체험장에서는 어린이체험과 생태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 도서관은 평일 및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에는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