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불황으로 고전할 때 효성중공업은 효성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 세계적인 ‘전기화 붐’으로 새 전력망이나 변압기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전력설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중공업은 2020년 인수한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생산기지의 증설을 완료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력기기 시장은 오랜 침체를 겪고 있어 수익성이 낮았는데, 최근 1~2년 사이 미국에서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붐까지 불면서 효성중공업의 ‘알짜 사업장’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비롯해 각국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력망 구축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주력 제품인 100MVA(변압용량)급 이상의 변압기를 미국 에너지부는 대형변압기(Large Power Transformer·LPT)로 통칭하는데, 미국 송배전 전력의 90%는 LPT를 통해 전달된다. 현재 미국 내 설치된 LPT의 70%는 25년 이상 연한이 도래했고, 보통 대형 변압기의 수명을 30~40년으로 예상할 때 향후 지속적인 교체 수요가 기대된다.
2020년 아이슬란드에서 처음으로 245kV 디지털 변전소에 가스절연 개폐기를 수주한 이후 유럽 주요 국가를 상대로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 수출이 늘면서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최근 변전소는 빠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되고 있으며, 변전소에 납품되는 주요 기기 역시 반도체 기술을 접목하여 유지 보수가 쉽도록 변화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고객의 니즈 변화에 맞춰 디지털 가스절연 개폐기를 독자 개발했고 아이슬란드 전력청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