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뷰티·케이팝의 인기로 K-컬처의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문화·관광·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융복합 관광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 기반 맞춤형 여행정보 탐색, 친환경 이동수단의 연결, 숨겨진 명소를 경험하려는 니즈와 여행경험을 숏폼 미디어에 기록하고 소통하는 등 기술은 초개인화된 여행 방식으로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을 향해 새롭게 도전해 나가는 ‘K-트래블테크’ 기업들이 있다.

2023년 8월 KTSC 싱가포르 데모데이에서 액스(여행 액티비티 GDS 솔루션) 오연주 대표가 현지 투자자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 가진 관광스타트업에 기회

세계 관광산업은 글로벌 GDP의 10% 이상인 9조 5000억달러 규모다(세계여행관광협의회, 2023년 전망치 기준). 세계관광기구는 지난해 전 세계 관광객이 약 12억8600만명으로 올해는 완전한 수요 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미래 관광산업은 실시간 정보 제공을 위한 생성형 AI기술, 지능형 관광이동 연계 서비스, 관광서비스를 지원하는 무인화·로보틱스 기술, 관광객 거래 효율화를 위한 혁신결제 기술 등 기술융합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이러한 기술이 숙박·체험·교통·식음·언어·환전·여행편의 등 여러 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되면 관광객은 보다 편리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2023년 12월 KTSC 도쿄 개소식 연계 비즈니스 상담회에서 트래블월렛(외화선불카드 핀테크) 관계자가 일본 기업과 미팅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 관광 생태계 고도화 노력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1년부터 시작한 관광벤처공모전을 시작으로 기존 관광시장의 질서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서 유망 관광기업을 1600여개 발굴해 지원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국내·외 여행사, 항공사, 관광스타트업 등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한 ‘2023 한국 트래블테크 서밋(K-Travel Tech Summit)’을 개최해 관광 분야 혁신기술·트렌드를 소개하고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주제로 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2020년부터는 도약·성장기 관광기업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고도화해 단계별 성장 프로그램을 체계화했고, 올해는 최대 223개 관광기업을 신규 선발한다.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은 창업 3년 이내의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30곳을 선정해 초기 스타트업들에 가장 필요한 투자유치를 비롯해 기업진단, 교육·컨설팅 등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관광기업 혁신바우처 지원사업’은 올해 최대 156개 기업을 선정해 디지털 전환, 온라인 타깃 마케팅 등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관광 플러스테크’는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기업 중 자사의 핵심기술을 통해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거나 새로운 유형의 관광시장을 창출할 기업을 최대 7곳 선정해 비즈니스모델부터 실증화까지 체계적인 관광사업화를 지원한다. ‘관광 글로벌 챌린지 프로그램’은 관광분야 유망기업 중 최대 30곳을 대상으로 민간 액셀러레이터와 연계해 글로벌 역량강화를 지원한다. 사업별 신규 참여기업은 한국관광산업포털 투어라즈(www.touraz.kr)를 통해 지난 22일부터 모집 중이다.

◇ 민관 네트워크로 관광기업 비즈니스 기회 제공

문체부와 공사는 전 세계 관광 수요 회복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진출 유망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관광 글로벌 챌린지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30개 관광기업을 선발한다. 모집 대상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차세대 글로벌 관광기업에 도전할 기업이다. 공사 김동일 관광산업본부장은 “관광산업의 해외 수출 확대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공사는 차세대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을 육성하고 시장진출 기회 제공과 함께 새로운 사업 모델 창출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 문체부와 공사는 트래블테크 혁신을 유도하는 플랫폼이자 관광분야에서 유일한 해외 거점인 관광기업지원센터(KTSC)를 2022년 싱가포르, 2023년 도쿄에 열어 국내 관광기업의 해외 비즈니스 확장을 지원했고, 올해는 추가로 1곳을 신설할 계획이다.

올해로 2년 차를 맞은 싱가포르 센터는 100여개 현지 투자사(VC), 대기업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투자자와 관광기업을 직접 연결하는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에는 공사와 현지 관광 전문 민간 펀드 벨로시티벤처스(Velocity Ventures) 간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차세대 OTA(온라인여행사) ‘트립비토즈’가 첫 해외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트립비토즈는 동남아 시장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도쿄에서도 관광 분야 기술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도쿄 센터를 통해 한국 트래블테크 기업 ‘캐플릭스’, ‘에이지엘’이 일본 도쿄거래소 상장기업 ‘인바운드플랫폼’과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관광벤처공모전을 통해 성장해 온 스테이폴리오의 경우 2014년부터 예비·초기·성장 단계를 거쳐 2020년 ‘관광 글로벌 챌린지 프로그램 1기’로 선발됐고 현재 KTSC 싱가포르와 도쿄에 모두 입주해 있다. 스테이폴리오 이상묵 대표는 “싱가포르 현지 3대 은행(UOB) 계좌 개설, NUS(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인턴십 지원, 일대일 투자자 매칭까지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고, KTSC 도쿄에서는 사무공간 지원과 일본 관광업계, 지자체 대상 사업 제안 기회가 열려 그동안 막연하기만 했던 해외진출이 드디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와 공사는 KTSC 거점시장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로 진출하려는 관광기업의 니즈에 부응해 중동·중국·태국·대만 등 4개 지역에 ‘글로벌 커넥트 프로젝트’를 런칭해 비즈니스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또 글로벌 테크기업과 해외 정부기관 등 해외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트래블테크 기업과의 기술 협력과 사업 기회를 적시에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체부 김근호 관광산업정책관은 “유망한 관광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나 장애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