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지난해 8월 21일 전북 장수군 농업기술센터 사과 전시 재배지에서 열린 ‘농작물 병해충 인공지능 영상 진단·처방 앱 서비스 현장 시연회’ 중 휴대전화 앱으로 병해충을 진단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이 농산업(農産業) 현장 애로 해소에 나선다. 최근 들어 잦은 비와 이상고온 등 기후변화 현상으로 농작물에 병징(病徵)이 나타나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또 병징이 농작물 전(全) 생육 기간에 광범위하게 발생하면서 생산성 또한 감소해 현장 대응 방안 마련이 절실해졌다.

◇예방 중심으로 예찰·방제 체계 전면 개선

농진청은 ‘습한 기후’와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노지 작물 병해충 발생에 선제 대응한다. 주요 병해충 예방에 맞는 생육 시기별 안정적인 생산 기술을 지원하고, 주산지(主産地) 선도 농가 병해충 발생 및 방제 상황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또 주산지별 기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생 우려가 있는 병해충 방제 기술지원단을 운영한다.

대학 등 민간 기관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권역별 중점 관리가 필요한 병해충 예찰 조사도 진행한다. 국가 관리 농작물 병해충 예찰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중앙예찰단은 농진청 위주에서 참여 범위를 확대해 자체 특화 작목연구소와 대학 등이 참여한다. 대상 작목도 기존 ‘벼 작물’ 위주에서 마늘·양파·고추·배추·무 등 ‘5대 채소’와 사과·배·복숭아·포도·단감감귤 등 ‘6대 과종(果種)’으로 늘린다. 3월 5일엔 중앙 단위 병해충 예찰방제단 발족 및 발대식을 개최한다.

그동안 지속적인 농약 살포로 발생하는 ‘저항성 병해충’ 대책 마련을 위한 실태 조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농약 허용 기준 강화 제도(PLS)가 전면 시행되면서 방제 스펙트럼이 넓은 일부 농약이 다양한 작물에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이로 인한 저항성 발생으로 ‘방제의 어려움’이 제기됐고, 주요 병해충 ‘저항성 조사’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됐다. 이에 농진청은 동일 성분 농약 사용에 따른 저항성 병해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다. 2022년부터 주요 채소·과수에 발생하는 병해충 15종에 대한 저항성 검정 방법을 확립하고 분포 지도 작성을 추진해 왔다. 올해까지 약제 방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농가 기술 지도를 완성할 계획이다.

중앙과 지자체 전문가로 구성된 ‘병해충 발생 정보 실무협의회(가칭)’도 3월부터 운영한다. 병해충 위기 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를 ▲기상환경 ▲발생 시기 ▲발생량 등을 고려하여 설정한다. 발령 범위도 전국 단위에서 지역 단위로 세분화한다.

농진청은 올해부터 병해충 예찰(豫察) 방제 체계를 ‘발생 후 대응’에서 ‘예방’으로 전환한다. 다양한 병해충 피해를 줄여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우선 기존 검역 병해충 위주의 방제에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원예 작물 탄저병 ▲식량 작물의 혹명나방 등 일반 문제병해충 예방에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 중이다. 또 농촌진흥법에 ▲병해충 연구와 예찰 방제 사업 법적 근거 명시 ▲예찰 방제 작목 및 병해충 조정 ▲조사 방법 간소화 등 편의성을 높이는 식물 병해충 방제 요강을 보완한다. 위기 대응 매뉴얼의 단계적 개정도 추진한다. 농식품부와 식물방역법의 방제 관련 조항 개정안을 협의, 검역 병해충뿐만 아니라 국가 관리 일반 병해충까지 대응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고위험 병해충 대응 연구 및 신속 대응 서비스 확대

고위험 병해충 대응 연구와 신속 대응 서비스도 확대한다. 농진청은 고위험 병해충의 효율적인 방제 기술 개발 및 실용화를 위해 ‘과수화상병 등 현안 문제 병해충 피해 경감 기술 개발’ 연구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 기반 조성을 위한 공동 연구 사업이다.

주요 연구 내용은 ▲과수화상병 등 신속 진단 및 방제법 개발 ▲농작물 바이러스 국가 관리 시스템 개발 ▲영상정보 활용 AI(인공지능) 병해충 진단 처방 기술 개발이다. AI 병해충 진단 앱은 6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