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한 춘천시장이 지난 9월 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 부지를 문화와 첨단산업이 어우러진 첨단 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춘천시 제공

지난해 7월 취임한 육동한 강원 춘천시장은 첨단지식산업도시와 최고의 교육도시 조성을 통해 춘천의 미래 100년을 설계하고 있다.

지역의 우수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이 지역 미래 먹을거리인 첨단지식산업을 이끌어 도시의 발전을 불러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육 시장은 지난 9월 18년 동안 도심 한가운데 방치됐던 옛 미군기지 ‘캠프페이지’에 데이터와 바이오, 의료 등이 어우러진 첨단복합단지를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육 시장은 또 취임과 함께 지역 6개 대학의 총장과 학장 등이 참여한 ‘대학도시정책협의회’를 구성, 교육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년 방치된 옛 미군기지, 첨단복합단지로 변신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1년 3월 춘천시 근화동 일원에 54만㎡ 규모로 조성됐다. 이곳은 지난 2005년 미군이 철수하면서 폐쇄됐고, 춘천시는 캠프페이지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18년째 캠프페이지 개발의 청사진을 그렸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는 등 뚜렷한 개발 방향은 잡지 못했었다.

육 시장은 지난 9월 이곳을 데이터와 바이오, 의료 등이 어우러진 첨단 복합 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민공원을 골격으로 하면서 문화(K-Culture)와 첨단산업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미겠다는 것이다.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 전경.

춘천시는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 사업과 연계해 캠프페이지 부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춘천시가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인 2023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 후보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도심 속 유휴 부지에 산업과 상업 등 도시 기능을 불어넣자는 개발 사업이다. 국가시범지구로 지정되면 건축·도시·교통 등의 절차가 간소화되고, 자연 녹지를 상업지역·준주거지역 등으로 변경할 수 있어 토지의 부가가치도 올라간다.

춘천시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사업 대상에 최종 선정되면 최대 25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 캠프페이지에 대한 체계적인 개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춘천시는 내년 사업 대상자로 최종 선정되면 문화재 조사와 인허가 등을 거쳐 2026년 상반기부터 생활 SOC 사업을 시작으로 첨단 산업 유치를 위한 주거용지, 복합용지 등을 개발할 방침이다.

2조원에 달하는 개발 비용은 춘천시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투자회사를 만들어 조달할 계획이다.

춘천시는 데이터와 바이오, 의료 등의 첨단 산업을 유치하면 2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육 시장은 “각종 조사 및 인·허가 절차를 밟아 2026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철저히 준비하겠다”면서 “개발 이익은 주변 지역에 재투자해 상생하는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세계가 인정한 ‘춘천호수정원’

지난달 3일 춘천 호수지방정원 조성사업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이 사업은 오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중도동 상중도 일원 16만㎡ 부지에 29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호수자원과 문화를 활용한 생태 친화적 정원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춘천시는 내년부터 토지보상과 함께 실시설계 용역, 환경영향평가 등의 행정 절차를 차례로 밟아나갈 계획이다.

춘천호수지방정원이 들어설 중도 전경.

정원은 습지정원(7만6000㎡)과 육상정원(7만5000㎡), 온실을 활용한 생태정원(1만7000㎡)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상중도는 도심 속 북한강과 의암호, 소양강이 연결되는 호수 안의 섬이다. 지리적 특수성으로 습지가 잘 발달해 맹꽁이와 가시고기 등 생태계 보고이기도 하다. 수면에서 바라보는 경관도 매우 아름답다. 춘천시는 이 둘을 결합한 춘천만의 특색있는 정원문화를 만들 구상이다. 춘천시는 16만 ㎡ 규모로 예정된 지방정원 부지를 2028년 이후 30만㎡로 확대해 국가정원으로 육성시킬 방침이다. 정원산업 박람회 개최도 추진할 계획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지방정원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 유일의 정원 소재 실용화센터도 2025년 개원을 목표로 조성 중”이라며 “전국을 넘어 세계에서 춘천의 호수정원을 보러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전국 최고의 교육도시를 꿈꾸다

육동한 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과 함께 교육도시 춘천 조성을 시정 목표로 내세웠다. 학교별 특화 기능을 강화해 지역 인재의 유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교육 경비 보조금 증액과 교육 연석회의를 구성, 춘천형 교육 모델을 새롭게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교육도시 거버넌스인 ‘춘천시 교육도시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3월엔 ‘교육도시 춘천 선포식’을 통해 교육도시 춘천을 대내외에 공포했다.

춘천시는 올해 교육도시 춘천 조성 원년의 해를 맞아 기반·생활·학생·대학·시민 등 5대 분야, 19개 과제를 추진 중이다. 우선 도심에서 15분만 이동하면 도서관을 만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북부공공도서관 신축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학생들의 편안한 등·하교를 위해 고교 급행통학버스(S버스) 12개 노선을 신설하기도 했다. 춘천형 돌봄 체계 구축을 위해 기존 3곳에 불과했던 다 함께 돌봄 센터도 5곳으로 확충했으며, 평생교육을 위한 시민 통합플랫폼도 구축했다.

춘천시는 교육발전특구 유치전에도 뛰어들었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자체와 교육청, 대학, 기업 등이 인재 양성과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체제다. 특구로 지정되면 춘천만의 돌봄 선도 모델을 만들고 맞춤형 유아교육 지원도 가능해진다. 학교 교육과정 운영도 자율성이 강화돼 지역 인재 등 다양한 학생 선발 방식을 적용할 수 있으며, 지역 산업과 연계한 인력 양성과 일자리 지원사업도 가능하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교육발전특구는 공모를 거쳐 내년 상반기엔 시범지역이 선정될 전망”이라며 “올해 교육도시 주춧돌을 마련했다면 내년엔 미래 인재 양성 인프라 확대와 지역-대학 협력 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