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란 대표는 이화여자대학교의 두뇌한국(BK) 21 사업의 헬스케어 사업단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융합 연구’가 크게 강조된다. 그는 “하나의 학문을 깊이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여러 인접한 학문의 융합이 필수다”라고 말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와 정신은 물론 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의미한다.

의료 기술이 더욱 개발되고, 영양제 섭취나 생활 습관 개선 등 건강을 챙길 방법이 늘면서 건강한 삶을 넘어 ‘잘’ 사는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현재 스스로의 몸 상태를 원할 때마다 확인하고, 주의할 점과 개선할 점을 인지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개인의 데이터가 아닌 수많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 최선의 솔루션이 필요하다.

로그미에서 웰니스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AI 비서가 일정, 날씨 등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나만의 건강 비서가 등장한 것이다.

10월 2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로그미 사무실에서 권오란 대표를 만났다.

Q. 로그미는 어떤 기업인가.

로그미는 ‘연구 중심의 웰니스 플랫폼 기업’이다. 특히 영양학과 체육학 연구를 중심으로 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건강 수명이 중요해지고 건강관리 트렌드가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되고 있다. 로그미는 건강검진 데이터, 생활 습관 데이터, 유전체 및 마이크로바이옴과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각 개인의 건강 상태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개인 맞춤 ‘라이프코칭 솔루션’을 제공한다. ‘건강한 삶을 위한 최적의 경로를 제시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현재의 건강 상태에 맞는 최적의 제품을 시각적으로 추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로그미는 개인의 ▲신체 측정 ▲건강 기록 ▲의료 기록뿐만 아니라 ▲수면 습관 ▲식습관 ▲운동 습관과 같은 일상생활 패턴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빅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정밀하게 분석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판단하고, 다른 사람과 구별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계 학습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유전자 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장 마이크로바이옴/대사체, 웨어러블 디바이스 통한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포함해 보다 정교화된 모델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Q. 데이터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한 개인의 데이터가 풍부하고 충실해야 하며, 이런 데이터가 모이면 개개인의 건강 상태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을 ‘빅데이터 기반 AI 알고리즘’으로 설명한다. AI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에서 규칙을 발견하고 그것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로그미는 수십만 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적용하기 시작했고,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데이터 중에는 국가에서 제공하는 오픈 데이터가 많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유전자 동의보감 사업’을 수행하며 얻은 데이터도 포함돼 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대사체, 유전체, 단백체와 같은 오믹스 데이터를 분석하면 한 사람에 대해 수십만 개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이 데이터의 양은 수조에 달한다.

Q. 내년 암웨이와 함께 선보일 ‘마이 웰니스 랩’도 준비 중이다.

암웨이는 파이토케미컬(식물영양소)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이다. 저 또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함께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마이 웰니스 랩’이라는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발전했다. ‘마이 웰니스 랩’은 2024년 그랜드 론칭 예정이며, 사람이 가장 건강한 나이라고 알려진 18세 이후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현재 버전에서는 건강검진 데이터와 몇 가지 설문을 통해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것까지 적용되고 추후에는 식습관이나 운동습관, 생활 습관 등까지 함께 접목해 스스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안하고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모든 사람이 ‘마이 웰니스 랩’을 일상에서 손쉽게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스마트폰 보급률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Q. “건강해지려면 건강검진을 하고, 웰니스하려면 로그미 하자”는 이야기 같다.

건강검진은 주로 의학적으로 측정되며 의료 전문가의 진단과 검사를 통해 확인된다. 질병의 부재를 체크하고 신체 기능의 원활한 작동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반면 웰니스는 더 넓은 의미로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말한다. 라이프스타일 개선, 균형 잡힌 식습관, 정기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이 포함되며 동시에 웰니스를 촉진하기 위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또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솔루션의 정확도는 더 올라가 대면 접촉이 필요하지 않아 편리하며, 건강 상태를 매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모니터링해 사용자의 건강 관리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Q. 연구에서 적용, 그리고 상용화까지… 로그미의 설립 과정이 궁금하다.

전공이 영양학이고,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첫 직장으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영양학이 얼마나 응용 가능한 학문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영양학은 매우 복잡한 분야이며, 심지어 간단한 질문에도 충분한 답을 얻으려면 많은 데이터를 조사해야 한다. ‘영양학 지식과 연구를 토대로 축적해 온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던 차에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결합을 알게 됐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100인이 질문을 던져도 100개의 구별되는 답을 즉시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발견했다.

또한 2012년부터 시작한 ‘유전자 동의보감’ 프로젝트에 10년 동안 참여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영감을 받은 프로젝트로, 최신 기술을 활용해 천연물의 다중 성분이 인체의 다중 타깃에서 작용하는 것이 목표였다. 10년 동안 연구를 진행하면서 매년 좋은 평가를 받아 S등급을 유지하며 연구비를 확보했고, 꾸준한 연구를 통해 빅데이터와 AI 분석기술도 확보했다. 네덜란드 국가연구소 ‘TNO’의 핵심 연구진과 10년간 협력 연구를 진행했다. TNO는 실용학문을 잘 하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연구소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식품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최종 목표는 기술의 상용화였기 때문에, 지난 10년 연구의 결과로 로그미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