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의 전략적 협력사인 미국 연료전지 기업 블룸에너지가 독일 에너지 시장에 진출했다.
블룸에너지는 최근 독일 에너지 대기업 EnBW(Energie Baden-Wuerttemberg AG) 계열사와 300kW(킬로와트)급 열 공급형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솔루션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블룸에너지가 독일에 SOFC를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에너지의 열 공급형 SOFC는 고온에서 작동하는 SOFC의 기본 특성을 이용해 전력생산 과정의 부산물인 350°C 이상의 열을 회수한 뒤 스팀 생산, 온수 공급, 난방 등에 활용하는 솔루션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효율에 고온의 열 효율을 더해 90% 넘는 종합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가 준공한 강원도 동해시 해오름스포츠센터(구 북평레포츠센터) 인근 연료전지 발전소에도 열 공급형 SOFC가 적용됐다. 생산된 열은 올해 7월 개관해 운영중인 수영장의 난방과 온수 공급에 사용되고 있다.
SOFC의 유럽 시장 확산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블룸에너지는 최근 이탈리아 완성차기업 페라리, 영국 석유기업 페렌코, 라트비아 에너지서비스기업 일루지 등과 SOFC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포르투갈, 스페인 등 이베리아 반도 국가들 공략도 한창이다. 이번에 에너지강국 독일까지 진출하며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높은 유럽 시장 수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3세대 연료전지인 SOFC는 종전 모델과 비교해 발전 효율이 높고 필요 면적이 작아 가장 적합한 도심형 분산전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SOFC는 설비용량 기준 이미 전 세계에 1GW(기가와트) 이상 설치돼 운영 중일 만큼 글로벌 연료전지 시장의 대세로 꼽힌다. 특히 블룸에너지는 애플ㆍ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 100여 곳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블룸에너지 SOFC가 설치된 곳은 전 세계 700여 곳에 이른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18년부터 블룸에너지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세계 최고 효율의 SOFC 국산화 및 국내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2020년 1월에는 블룸에너지와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설립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경북 구미에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을 준공하고 SOFC 국내 생산을 시작했다.
한선엔지니어링ㆍLS알스코ㆍ텍슨 등 국내 강소기업들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등 협업을 토대로 국산화 노력도 한창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에서만 약 380MW(메가와트) 규모의 SOFC 수주 실적을 확보했다. SOFC 보급을 본격화한 이후 국내 연료전지 시장에서도 약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 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SOFC는 규모의 경제 실현에도 용이하다. 고체산화물 수전해기(SOEC)와 스택 타입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SOEC는 수소와 공기가 만나 전기와 물을 생산하는 연료전지 스택의 역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투입하면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는 방식이다. SOEC나 SOFC가 대량 보급되면 규모의 경제 달성을 통해 제품 가격이 낮아지고 수소 생산 경제성도 개선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가 핵심 플레이어로 참여 중인 45억달러(USD, 한화 약 6조원) 규모의 캐나다와 글로벌 대륙 간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에도 SOEC가 공급될 예정이다. 풍력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로 물을 분해해 탄소 배출 없이 그린수소를 뽑아내고, 이를 다시 그린 암모니아로 전환해 유럽 등 다른 대륙으로 운송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SOEC와 고분자전해질 수전해기 등 수전해기 약 600MW가 구축될 예정이다.
이왕재 SK에코플랜트 에코에너지BU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발전기술을 갖춘 SOFC는 글로벌 연료전지 시장의 대세”라며 “SK에코플랜트도 블룸에너지와 견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 수소산업 및 관련 기술 도약은 물론 수출까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