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변덕스럽긴 해도 거짓말하진 않는다. 숨이 턱턱 막히던 폭염이 어느새 한풀 꺾이는 듯싶더니, 살가워진 바람에 나뭇잎끼리 부딪혀 여름 끝자락을 향한 송가(送歌)를 부른다. 여름 들녘에서 마주친 ‘가을걷이’ 풍경처럼, 어디선가는 새로운 것을 선보이기 위해 1년 4계절 한여름처럼 남모를 땀을 흘린다. 태양빛을 고스란히 머금으며 제대로 영근 열매처럼 곱게 물든 색상의 향연은 일부를 위한 잔치가 아니라 누군가에겐 고뇌이자, 열정이자, 치열한 삶의 증거다. 영원성(timeless)을 지향하면서도 ‘그때’에 가장 돋보이고자 하는 건 치열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일부 같다. 선택받고 살아남아야 하니까. 여름을 정리하며 가을을 맞이하는 새로운 느낌을 각 사에서 어떤 식으로 제안했는지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