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나노소자공정실의 옐로룸에서 연구원들이 연구에 열중하고 있다. 나노소자공정실은 반도체 8대 공정을 지원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UNIST 제공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의 핵심은 고급 인재 양성이다. 정부는 지난 5월 UNIST·KAIST·성균관대학교 등 3개 대학을 반도체특성화대학원으로 지정하고 향후 5년간 150억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UNIST(총장 이용훈)가 반도체 소재·소자·공정 분야의 석·박사급 고급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2021년 문을 연 UNIST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이 그 허브 역할을 한다. 내년 3월 삼성 반도체 계약학과까지 문을 열면 전주기적 학제를 갖추게 된다.

윤태식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장은 “UNIST의 전주기적 인재 육성 시스템을 기반으로 ‘포스트 실리콘 반도체’ 같은 차세대 반도체 시대를 이끌 초격차 기술을 개발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윤태식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 원장

◇산학협력·연구센터 중심으로 다학제 원천기술 연구

현재 35명의 교원이 재직 중인 UNIST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의 목표는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 ‘국내 반도체 소재·소자·공정 산업의 원천기술 개발’ 등이다. 먼저 실무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삼성전자 현직 수석연구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반도체 공정 강의 ▲산업 현장의 전문 교수진의 실무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반도체 원천기술 개발은 UNIST 연구지원본부의 나노소자공정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나노소자공정실은 반도체 8대 공정을 지원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전문 교원들이 정밀 화학 기업들과 협력해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원천 소재 기술 등을 개발하고, 나노소자 공정실의 첨단장비를 이용한 제품 성능 테스트 등을 지원한다. 또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전문기업과의 산학협력, 정부과제 연구센터 등을 통해 반도체 신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 신공정과 신소자 원천 기술을 개발 중이다.

UNIST는 반도체 소재 분야의 기본기가 탄탄하다. 지난해 ‘US News & World Report’의 학문 분야별 순위에서 재료과학과 응집물질물리학 분야 국내 1위, 전 세계 32위와 34위를 각각 차지했다. 재료과학과 응집물질물리학은 모두 반도체 소재와 밀접한 분야다.

UNIST는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 설립 이전부터 이차원 소재와 원자 하나에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강유전체 메모리 소재 등 반도체 소재 관련 첨단 연구를 쏟아냈다.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에서는 이들 소재를 기반으로 인간 뇌를 닮은 뉴로모픽(Neuromorphic) 소자 등 미래 반도체 소자 연구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UNIST는 내년 3월 삼성 반도체 계약학과까지 문을 열면 전주기적 학제를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포스트 실리콘 반도체’ 같은 차세대 반도체 시대를 이끌 초격차 기술 개발에 나선다. /UNIST 제공

◇삼성 반도체 계약학과 유치로 전주기적 학제 갖춰

UNIST는 지난 3월 삼성 반도체 계약학과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학부에서 대학원까지 전주기적인 반도체 인재 육성 체계를 갖추게 됐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성균관대·KAIST 등 4개 대학에서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었다. UNIST의 반도체 계약학과는 이들과 달리 학사·석사 교육을 통합한 최초의 ‘학·석 통합 반도체 계약학과’다. 반도체 계약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이 5년의 교육을 거쳐 석사 학위를 받게 되는 것이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교육과정은 반도체 공정 제어 기술을 중심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공정기술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반도체 신소재 관련 융합 수업을 병행해 통섭형 반도체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전공필수 과목 수는 줄이고 전공선택 과목을 늘려 학생들이 폭넓은 시야와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3월부터 40명 정원으로 학생을 모집한다.

◇반도체혁신선도연구단 출범…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박차

UNIST는 지난해 반도체혁신선도연구단을 출범했다. 시스템반도체 설계기술과 차세대 신소자 개발 등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시스템반도체는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 규모가 2.5배나 크고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신소재 기반 소자 기술 개발도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뿐만 아니라 인공지능대학원·전기전자공학과·신소재공학과가 뭉쳤다. 연구단은 인공지능·자율주행차와 같은 대용량 데이터 컴퓨팅 기반 미래 사회를 이끌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