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여름철엔 기력이 떨어지고 온몸이 쑤신다. 장마철의 습한 날씨가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미쳐선데, 한의학에서는 이를 습사(濕邪)라고 부른다. 무겁고 탁한 성질의 습사가 몸에 쌓이면 몸의 혈액 순환이 나빠져, 손발이 붓고 팔다리가 나른해진다. 노년층일수록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더군다나 간세포까지 줄어 자주 피로해지기도 한다. 나이 들수록 몸을 따뜻하게 하고, 몸의 양기를 북돋아 줄 필요가 있다.
◇따뜻한 참옻 성분… 뭉친 피 풀고 위와 장 편하게
몸이 따뜻한 사람은 원활한 혈액 순환 덕분에 질병에 대항하는 힘이 강하다. 몸 속 건강한 온기를 채워주는 대표적인 식용 재료로 ‘옻’이 손꼽힌다. 구세신방을 보면, 위장에서는 소화제가 되고 간에서는 염증을 다스리고 심장에서는 결핵균을 멸하고 콩팥에서는 오장육부를 다스린다고도 적혔다.
옻은 위와 장을 편하게 해 음식물의 소화 흡수를 돕는다. 국가 차원에서도 그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졌는데, 1997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참옻의 주성분인 우루시올의 MU2 성분이 시판 항암제보다 항암효과가 3.4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참옻 껍질의 우루시올, 곰 쓸개 성분과 99% 일치
우루시올은 참옻나무 껍질 주위에서 채취되는 성분으로, 곰의 쓸개 성분과 99% 일치한다. 뛰어난 약성 만큼 독성도 내포하고 있는데, 옻을 먹거나 손을 대면 옻이 올라오는 게 바로 이 우루시올 때문이다. 2005년 발효식품 엑스포에서는 이런 걱정을 잠재운 발효옻 추출 기술이 소개됐다. 기존에는 열처리를 통해 옻독을 없애는 데 그쳤지만, 천연발효공법으로 옻의 독성을 완전히 제거하면서 약성물질은 고스란히 살렸다.
◇'더부룩한 속을 편안하게’… 참옻 위암 세포 억제해
중년 남성에게 위 건강은 영원한 숙제다. 위는 우리 몸의 영양 성분을 제일 먼저 받아들이면서 음식 독소가 온 몸에 퍼지는 것을 막는 정화조 역할을 한다. 나이 들어 위 점막 기능이 떨어지고 위산 분비가 줄면 더부룩하고 트림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다. 위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데 참옻추출물 연구 결과 위암 세포생장을 억제해 속을 편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간 개선, 알코올 제거 능력 4배 향상
간암 문제도 있다. 간암은 국내 40·50대 남성 암 사망 원인 1위다. 간은 몸 속 다른 장기들이 제 기능을 하는데 중심 역할을 한다. 우리가 먹는 모든 걸 분해하고, 알코올과 약물을 해독해 세균 침입을 막기도 한다. 간이 제 기능을 못하면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소화·흡수가 될 리 없고, 몸에 들어온 영양소가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참옻은 간을 보호하는 효능도 뛰어나다. 발효참옻 추출물을 연구한 결과, 간의 지방 축적을 억제하고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감소해 지방간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위험에 노출된 간을 지켜주기도 한다.
올 여름은 예년보다 비가 많고 기온도 높아 건강 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참옻을 섭취할 때 물 대신 진액을 마시는 게 좋고, 밥·국 등 조리 시 넣어주면 풍미를 높일 수 있다. 진하게 달여서 농축액으로 먹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