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례’. 목동힘찬병원이 2006년 개원 후 17년간 시행한 무릎인공관절 수술 횟수다. 해당 수술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손상된 관절부위를 깎아낸 후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방식이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의사가 관절염 환자에게 이를 시행했는데, 최근 목동힘찬병원은 여기에 로봇 시스템을 접목한 ‘로봇 인공관절수술’로 치료 효과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월 19일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류승열 원장을 만나 로봇 인공관절수술에 대해 알아봤다.
◇로봇 활용한 정확한 수술로 효과 높여
“로봇 인공관절수술 덕분에 집도의는 계산된 수치를 보며 손상된 관절 부위를 정교하게 깎을 수 있습니다. 로봇 팔이 지정된 절삭 부위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멈추기 때문에 조직 손상을 억제할 수 있죠.”
류 원장이 평소 로봇 인공관절수술 대해 언급하는 말이다. 기존에는 전문의가 기구를 삽입할 때 육안으로 보면서 맞추기 때문에 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로봇을 활용할 경우 정해진 데이터 안에서 수술에 들어가는 만큼 안전성과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만큼 출혈도 줄일 수 있다.
실제 목동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2020~2023년 사이 일반 인공관절수술과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출혈량을 비교한 결과, 로봇수술이 약 36% 정도 적었다. 일반수술 때 평균 744㎖ 출혈이 있었다면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476㎖였다. 류 원장은 “출혈량이 적으면 추가 수혈에 따른 각종 합병증과 감염과 같은 부작용 위험이 낮아진다”며 “그만큼 통증이 줄어 회복 속도가 빨라지기에 고령 환자의 수술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분 손상일 땐 ‘부분 치환술’도 도움 돼
요샌 한쪽 무릎만 수술하는 편측수술 비율이 31.7%(2007)에서 52.6%(2021)로, 1.7배 증가했다. 한쪽 무릎이 말기 관절염일 때 무의식적으로 반대 쪽 무릎을 더 많이 사용하기에 해당 부위에 무릎 관절염이 생긴 것이다. 과거에는 한번 수술할 때 양쪽 무릎을 모두 수술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선 아픈 부위에만 부분적 치료해 환자 본인의 무릎 관절을 최대한 살리는 게 추세라고 류 원장은 말했다.
목동힘찬병원은 2021년 9월부터 무릎 안쪽만 부분적으로 손상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 치환술에도 로봇을 도입했다. 현재 수술 횟수 290여 건에 달하는 상황. 그동안 정상관절을 보존할 수 있음에도 수술이 다소 까다롭다는 이유로 일부 의사로부터 외면받았던 부분 치환술에 로봇수술을 적용해 환자의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며 치료할 수 있게 됐다.
◇마코로봇 대세… 힘찬병원 국내 유일 SCIE급 논문 발표
국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인공관절 수술로봇은 ▲스트라이커의 ‘마코’ ▲짐머 바이오메트의 ‘로사’ ▲스미스앤네퓨의 ‘나비오’ ▲큐렉소의 ‘큐비스조인트’가 있다. 로봇에 따라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 여부, 완전자동과 반자동, 인공관절 임플란트의 호환여부 등 기능에 차이가 있다. 이중 마코로봇은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쓰는 수술로봇이다. 슬관절 치환술과 부분 치환술, 고관절 전치환술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인공관절 수술로봇으로, 전 세계 36개국에서 임상사례 85만 건과 연구 결과 300건 이상으로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다.
류 원장에 따르면, 국내 마코로봇 인공관절 수술건수는 2023년 5월 기준으로 총 2만3414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목동힘찬병원에서만 6895건을 시행해 국내 수술건수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환자 3명 중 1명이 목동힘찬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셈이다. 임상 경험이 많은데다 연구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정형외과 연구팀이 마코로봇 관련 국제논문 5건을 발표했다. 이중 2건은 SCIE급 저널에 게재됐다. 국내 의료진이 발표한 마코로봇 관련 논문이 전무한 만큼 주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로봇수술이라고 해서 전적으로 로봇이 수술하는 게 아닙니다. 로봇은 일종의 수술보조 역할이죠. 판단은 오롯이 의사가 합니다. 로봇수술이 아무리 효과적이어도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가 집도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깁니다. 앞으로 임상경험과 연구논문을 토대로 의료서비스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