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속초시엔 19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았다. 속초시는 설악동 재건사업, 탄소 중립형 관광 산업 육성 등을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관광 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사진은 속초시 전경. / 속초시 제공

이병선(60) 강원 속초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과 함께 소통·화합·성장 등 3가지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은 ‘시민은 하나로, 속초는 미래로’를 시정구호로 정했다. 살기 좋은 속초를 만들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지속 가능한 글로벌 미래도시 속초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시장이 취임한 직후 속초시정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시민을 위한 복지 정책이 강화됐고, 수년째 방치된 설악동 재건사업도 본격 추진됐다. 그는 “언제나 시민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시민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침체된 속초 경제를 되살려 역동적인 경제 도시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이병선 속초시장

-산업단지와 소상공인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침체된 지역 제조업과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역동적 경제도시를 만들려고 한다. 지난해 산업단지 환경조성사업에 선정돼 국비 등 18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속초 제조업의 중심인 대포농공단지의 노후된 하수관로 교체와 아름다운 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공단지의 안정적인 인력 공급을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확보한 42억원으로 기숙사 건립과 창업보육센터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지역경제의 또 다른 주축인 소상공인의 육성을 위한 지원 사업도 다양하게 벌이고 있다. 대출 이자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중소기업육성자금 이차보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3월부터 노후 시설에 대한 리모델링 지원 사업도 벌이고 있다.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공공요금 등의 지원도 확대했다.”

-국민 관광지 설악동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설악산 아래 자리한 설악동은 설악산의 관문이다. 이곳은 지난 1975년 정부 주도로 관광단지로 꾸며졌다. 1990년대까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전국적인 관광지로 명성을 떨쳤다. 수학여행 1번지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관광 트렌드가 바뀌면서 방문객은 급감했고, 낙후된 시설들은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설악동 재건을 위한 방안은.

“설악동 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20년부터 264억원을 투입해 재건사업을 벌이고 있다.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강화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되찾게 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쌍천 변의 송림을 따라 스카이워크와 출렁다리를 조성하고 설악산의 비경과 자연경관을 특색있게 감상할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 계획이다. 유휴부지엔 문화공원을 만들어 거리공연 등을 상시로 진행할 계획이다.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새로 단장할 방침이다. 오는 2025년 사업이 마무리되면 설악동이 예전과 같은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1일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각종 규제가 대폭 완화됐다.

“산림과 환경, 군사, 농업 등 4대 핵심 규제를 없애기 위한 강원특별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속초시는 현안 사업의 추진동력을 확보하고 주민 숙원사업의 해결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 중이다. 속초시는 군사 5.6㎢, 산림 119.2㎢, 환경 151.2㎢ 면적이 규제를 받고 있다. 군사·산림·환경의 중복 규제 면적은 속초시 전체 면적의 2.6배에 달해 개발 제한은 물론 재산권 침해도 심각하다. 특히 장사동 주민들은 군부대의 군 통신설비로 인해 제한보호구역으로 묶여 30년 이상 사유재산권을 침해받고 있다. 국가 안보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유로 희생과 인내를 강요당하고 있다. 규제가 풀어질 수 있도록 주민의 입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탄소 중립 선도 도시 조성 계획을 밝혔다.

“속초시는 매년 18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전국 최고의 관광도시다. 2027년 동서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속초를 찾을 것이다. 관광객의 증가는 역설적으로 관광 분야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증가로 이어진다. 이에 관광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줄이려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지난 4월 속초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녹색성장 기본조례를 제정했다. 올해 9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기후변화 대응사업, 탄소 중립 생활실천 홍보 등 다양한 사업도 추진한다. 지속가능한 탄소 중립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만들 예정이다.”

-탄소 중립형 관광 산업 육성은 무엇인가.

“우선 축제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지역 축제가 넷제로(Net Zero·탄소 순 배출량 0) 축제로 진행될 수 있도록 컨설팅과 마케팅을 계획 중이다. 관광객이 탄소를 자발적으로 상쇄시키고, 속초시에서는 상쇄 인증서를 발급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제작을 구상하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기자동차 속초스테이션 구축 사업도 추진한다. 민자로 추진되며 고속충전기 21대가 설치된다. 기후테크벨리를 조성해 스타트업 기업도 유치할 방침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은 물론 탄소 중립도시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주차 불편을 호소하는 관광객들이 많다.

“속초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주차난이 빚어지고 있다. 관광객뿐 아니라 시민마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의 2023년 스마트시티 솔루션 사업에 최종 선정되면서 국비 등 4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 사업을 통해 공영주차장의 위치와 비어 있는 주차면 등의 정보를 내비게이션 앱과 연계해 실시간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교통량을 분산시켜 주차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영주차장을 확충하고 종교시설 등 사유시설의 주차장을 이용할 수 할 수 있는 공유 주차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복지정책이 눈에 띈다.

“속초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섰다. 초고령 사회가 진행 중이다. 이런 지역 현실을 감안해 노인 일자리 및 사회 활동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50개 사업, 2971명의 노인에게 일자리를 지원했다. 독거노인 안전관리를 위해 응급안전안심서비스 대상자도 확대했다. 고독사 예방을 위해 우유배달과 연계한 희망우유 배달사업도 올해 처음 도입했다.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맞춤형 노인 여가 복지사업도 올해 추진한다. 지역 장애인들의 자립과 재활을 돕기 위해 속초시 장애인 종합복지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속초시 교동 일원에 전체면적 990㎡로 건립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