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최대 시계박람회로 불리는 ‘워치스앤원더스(Watches and Wonders)’는 고급시계 업계의 최신 트렌드와 동향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워치페어다.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는 까르띠에를 필두로 한 리치몬트 그룹 브랜드를 비롯해 파텍필립, 롤렉스 그룹, LVMH 그룹 등 48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참가자수 역시 지난해 2만2000명에서 올해 4만3000명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세계적인 브랜드의 향연 속에서도 까르띠에의 존재감은 단연 빛났다. 미국 경제전문 월스트리트 저널, 포브스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등은 이번 워치스앤원더스 제품 중 가장 눈에 띄는 제품으로 까르띠에의 산토스 뒤몽 스켈레톤·클래쉬 [언]리미티드 등 신제품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글로벌 시계전문매체인 호딩키와 럭셔리 전문지인 롭리포트 역시 100년을 바라보는 까르띠에가 그동안 편견에 도전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자사 무브먼트 개발을 통한 그 못지 않는 기술력을 개발해온 역사에 찬사를 보냈다. 미국 경제전문 포스브 발표에 따르면 현장엔 전 세계에서 온 1400여명의 기자가 참석했고, 온라인 세션에도 2600여명이 등록해 8000건 이상의 제품설명회가 이뤄졌다. 또 전 세계 125개국에서 5400여개 소매업체가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셜 미디어에서도 관심은 뜨거워, #WatchesandWonders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180만건이 넘었고, 전 세계 6억명에게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워치스앤원더스는 까르띠에·바쉐론 콘스탄틴 등을 보유한 리치몬트 그룹을 중심으로 한 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SIHH)의 확대·확장판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쉽다. 코로나 이전까지 명품 시계박람회는 스위스의 유명 시계메이커인 스와치그룹·파텍필립·롤렉스 등이 참가했던 스위스 바젤월드가 세를 키워갔지만, 코로나 당시 스와치그룹을 필두로 유명 브랜드가 박람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대신 2020년 까르띠에를 필두로 한 리치몬트 그룹을 주축으로 제네바 고급시계협회(FHH)와 바젤월드에서 이탈한 롤렉스, 파텍필립, 쇼파드, 샤넬 등이 손을 잡고 ‘워치스 앤 원더스 제네바’를 선보이면서 업계를 뒤흔들게 됐다. 워치스앤원더스는 코로나 시기엔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해 전세계 기자들과 바이어를 맞았고, 지난해부터는 대중에 완전 개방하며 명실상부 스위스 최대 시계 박람회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