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기온이 오르면서 미세먼지 농도도 높아진다.

여기에 황사와 꽃가루까지 기승을 부려 기관지가 안 좋은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계절이다. 또 일교차가 커지면서 기침과 가래 유발은 물론 비염 환자까지 급격히 늘고 있다. 평소 목과 기관지가 약하거나 흡연자라면 요즘 같은 환절기에 특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체온조절과 위생관리 그리고 목과 기관지에 좋은 식품들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라지는 호흡기 건강을 도와주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가래를 없애는 거담과 기침을 줄이는 진해 작용에 탁월하다. 섬유질이 풍부하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다량 함유된 알칼리성 식품으로도 유명하다.

도라지의 사포닌 성분은 쓰지만 감기 예방, 비염 등 호흡기 질환 개선에 효과적이고, 폐를 맑게 해 목도 편하게 해준다. /Getty Images Bank

◇풍부한 사포닌 성분으로 기침·가래에 좋은 도라지

한방에서는 도라지를 ‘길경’이라 부르는데, 정확히는 도라지 뿌리를 말린 약재 명칭이다. ‘길경’의 약명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 첫 부분에 나오며, 역대 본초 서적에도 많이 기록됐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길경’은 폐의 기가 잘 돌도록 하며 폐의 열 때문에 숨찬 것을 치료한다고 한다. ▲기침이 나고 가래가 많은 증상 ▲코가 막히고 목구멍이 가려운 증상 ▲목 안이 붓고 아픈 증상 등에 사용됐다.

현대에는 급·만성 호흡기염, 급성 상기도감염, 심폐질환, 폐기종, 폐암 등에 사용한다. 도라지가 호흡기에 좋은 이유는 도라지에 풍부하게 함유된 사포닌(Saponin)과 안토잔틴(Anthoxanthin) 성분 덕분이다. 옛말에 ‘오래된 도라지는 산삼에 버금간다’고 할 정도로 삼(蔘)·더덕과 함께 사포닌이 풍부한 식품이다.

도라지의 사포닌 성분은 쓴맛을 내지만 감기 예방, 비염 등 호흡기 질환 개선에 효과적이고, 폐를 맑게 해 목도 편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특히 환절기 낮·밤의 큰 일교차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며 기침과 가래를 완화해 준다. 또한 도라지의 사포닌은 호흡기 점막을 튼튼하게 해 미세먼지로 인한 손상을 방지해 주기도 한다. 안토잔틴은 체내에 쌓인 유해 물질을 배출하며 세균과 바이러스 저항력까지 높여 호흡기를 건강하게 유지해 준다.

◇도라지와 궁합이 좋은 배와 꿀

도라지와 함께 먹으면 좋을 대표 식품은 바로 배와 꿀이다. 배는 목과 기관지 건강을 위한 최고의 과일로 손꼽힌다. 비타민B·C와 섬유소가 풍부한 배에는 루테올린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감기와 기관지 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배는 기침과 가래 진정에 효과적이며 목이 아프거나 부었을 때도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꿀은 항염, 면역력 강화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기침이 잦고 호흡기가 안 좋을 때 배숙을 애용했다. 배숙은 배에 후추를 박아 꿀물에 끓여 식힌 전통 음료다. 이렇듯 배숙이나 도라지에 꿀을 더한 도라지차 등은 조상의 지혜와 경험이 만들어낸 천연 ‘호흡기 건강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추출법에 따라 영양소 천차만별

도라지 가공 제품을 고를 때에는 영양소 추출법을 잘 따져봐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도라지를 뜨거운 물에 넣고 끓이는 ‘열수 추출’ 방식인데 열에 약한 성분이 다량 파괴되는 단점이 있다. 저온에서 추출해 농축하면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저온박막농축기술’은 35~50도 정도에서 원심력으로 농축함으로써 영양소 파괴를 줄여준다. 영양소가 가득한 제대로 된 제품을 선택하려면 저온 방식 농축인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