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창업학교’ 교육생들이 멘토링을 통해 창업과 관련해 궁금한 내용들을 질문하고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제공

서울시는 ‘침체된 골목상권 변화와 트렌드(trend)를 선도할 청년 창업가 집중 양성’을 위해 지난해 7월 ‘골목창업학교’의 문을 열었다. ‘골목창업학교’는 예비 청년 사업가들에게 ‘골목 상권을 부흥시킬 창업 노하우’부터 청년들의 ‘사업가의 꿈’을 현실로 바꾸는 특별한 지원까지 제공하고 있다.

‘골목창업학교’는 서울시 거주 만 19~39세 청년 예비창업자(기수별 20명)들에게 약 13주간 실무 중심의 현장지향적인 외식업 창업 교육을 진행한다. 서울시는 효율적인 교육을 위해 교육 진행→사업 모델 완성→자금 지원에 이르는 전(全) 과정을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상권혁신팀에 대행해 운영 중이다. ‘골목창업학교’의 특장점은 맞춤형 창업 지원과 더불어 ▲수료생에게 최대 7000만원의 창업자금 보증지원 ▲전문가 컨설팅 및 커뮤니티 지원 ▲촘촘한 사후 관리까지 제공하며 창업의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는 데 있다.

김지욱 서울신용보증재단 상권혁신팀장은 “프로그램이 실무 중심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수료자가 사업 모델을 검증하고 완성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라며 “골목창업학교는 전 과정 맞춤 설계로 창업을 지원하는 완성형 지원체계다”라고 자신했다.

골목창업학교 주요 시설 (맨 위부터) 메인 홈, 조리실, 바리스타실

‘골목창업학교’는 1·2·3기 총 5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뜸들이다(박상진) ▲마린씨(박현정) ▲든든당(송윤경) ▲스톤케이크(유원웅) ▲리키커피숍(최민수) ▲자래(정현주) 등 1기 졸업생 중 6명이 서울 강서구·용산구 등에서 창업해 골목 상권을 이끌고 있다. ▲유어스베이크샵(김도엽) ▲잇더케이크(정예진) ▲완니(김현정) 등 2기 교육생도 서울 양천구·서초구 등에 자신만의 가게를 오픈해 꿈을 현실로 이루었다. 3기 수료생도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선배로부터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창업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1인 사장님에 도전하던 청년들이 ‘골목창업학교’라는 인큐베이터 속에서 자신만의 성공 신화를 뜨겁게 써 내려가는 중이다.

4인의 골목창업학교 수료생에게 물어본 ‘창업 준비과정과 비전’

‘든든당’은 맛과 공간에 개성을 더해 호평받고 있다.

◇1기 송윤경 ‘든든당’ 대표 “비전을 파는 곳이 되겠다!”

서울 은평구 불광천 인근에 ‘든든당’을 오픈한 송윤경 대표는 22세부터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이자카야·야키토리야·카페·베이커리 등에서 직원과 관리자로 약 8년간 근무한 베테랑이다. 송 대표는 온라인 및 SNS 마케팅 기법을 배우고 활용 기술도 습득하기 위해 ‘골목창업학교’에 입학했다.

송 대표는 “트렌드와 디지털 변화 등에 대해 잘 몰랐는데,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며 “수료생에게도 밀키트 등 새로운 트렌드 및 시스템에 관해 공부할 기회를 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골목창업학교’ 내 실습실에서 맞춤형 실습 교육 및 품평회 등으로 자신만의 메뉴를 대중적으로 검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업 콘셉트에 맞는 메뉴 컨설팅과 개발을 통해 현재 판매하고 있는 메뉴를 완성하기도 했다. ‘든든당’은 맛과 공간에 개성을 더해 호평받고 있다. 함박스테이크·파스타·샐러드 등 맛있는 메뉴와 더불어 ‘여름전시회’ 등 가게 공간에 이색 볼거리도 제공해 차별화된 개성을 제공한다. ‘든든당’은 음식뿐만 아니라 비전(Vision)까지 판매하는 공간이다.

송 대표는 “여전히 멘토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에 맞는 메뉴 주문 체계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든든당’에 어울리는 다양한 비전을 만들어 젊은 세대와 활발하게 소통하며 성장하는 매장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마린씨’는 숙성회·연어소바롤 등으로 사랑받고 있다.

◇1기 박현정 ‘마린씨’ 대표 “밀키트, 배달 등 사업 분야를 확대 중”

박현정 대표는 서울 용산구에 숙성회·연어소바롤 등이 주요 메뉴인 ‘마린씨’를 창업했다. ‘마린씨’는 입소문을 타고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으며, 용산구 스타숍에 선정돼 임차료 지원까지 받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마린씨’ 창업 전까진 평범한 사무직 회사원이었다. ‘TV조선’에서 8년간 근무하면서 외식 사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박 대표는 “직장 생활 틈틈이 요리학원에 다니면서 요식업을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정된 직장에서 나온 후 서울시 ‘기술교육원’ 외식조리학과를 수료하고, ‘청년키움식당’을 통해 차근차근 실무 경험도 쌓았다. ‘골목창업학교’에서 창업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선 박 대표는 ‘마린씨’를 오픈하며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박 대표는 “골목창업학교 프로그램과 커리큘럼이 무척 뛰어났고, 무엇보다 동기들과 함께 고민하고 도우며 성장하는 과정이 좋았다”라며 “영업시작 후에도 많은 분이 꾸준히 도와주신다”라고 고마워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신메뉴 개발뿐만 아니라 밀키트와 배달 사업 분야를 개척하는 등 고객 접점 확대에 주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리키커피숍’은 커피 실험실 개념으로 꾸며졌다.

◇1기 최민수 ‘리키커피숍’ 대표 “나만의 가치관이 담긴 커피로 소통하겠다.”

서울 강서구에서 ‘리키커피숍’을 운영 중인 최민수 대표. 그는 ‘골목창업학교’에서 불확실했던 미래를 확신 가득한 미래로 바꿀 수 있었다. 최 대표는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커피숍을 창업하고 싶었지만, 창업에 대한 이론과 경험, 무엇보다 경영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

최 대표는 “늘 나만의 가치관이 담긴 커피 음료를 만들고 싶었고, 커피를 즐기는 공간 역시 나만의 개성으로 꾸미고 싶었다”라며 “그런 희망사항이 간절할 때 우연히 ‘골목창업학교’를 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골목창업학교’의 이론·실습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했고, 그 결과 막막하기만 했던 창업이라는 꿈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었다. 수료생 특화 보증 및 서울시 저리 자금을 지원받아 ‘리키커피숍’ 창업에 성공했다. 최 대표는 ‘골목창업학교’에서 배운 SNS 마케팅 및 경영 노하우를 현장에 적용하며 매출 상승까지 이루고 있다.

최 대표는 “현재 공간은 실험실 개념으로 꾸며졌다”라며 “배치브루(Batch Brew·한 회차에 여러 잔 분량을 추출한 브루잉 커피) 시스템으로 ‘리키커피숍’ 브랜드를 대중에게 꾸준히 알릴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잇더케이크’는 뛰어난 맛과 비주얼로 사랑받는 핫플레이스이다.

◇2기 정예진 ‘잇더케이크’ 대표 “매일 예약 가득 차, 더 큰 꿈 꾸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 ‘잇더케이크’ 정예진 대표는 음대에서 피아노를 공부하던 학생이었다. 우연히 사촌 언니 가게에서 케이크 만드는 일을 도와주다 제과·제빵에 푹 빠지게 됐다. 손님들이 케이크를 받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감동하며 ‘나만의 케이크 가게’를 창업하는 꿈까지 꾸게 됐다.

정 대표는 제빵·제과기능사를 취득했고, ‘올투딜리셔스’ ‘도레도레’ 등 유명 빵집에서 실력을 쌓았다. 이어 ‘골목창업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원가계산·손익관리·임대차계약 등 창업에 필수적인 이론도 배웠다.

정 대표는 “직접 상권을 분석하고, 만든 케이크를 대중에게 평가받는 등 창업 교육이 정말 유익했다”라고 설명했다. 벌써 ‘잇더케이크’는 맛과 비주얼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정 대표는 매일 밀려드는 주문에 자정을 넘어 퇴근하기 일쑤지만 행복하기만 하다. 정 대표는 “지금은 케이크 전문점이지만, 나중에는 카페까지 연계해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