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두오모. 피렌체에는 두오모, 다비드 조각상, 시뇨리아 광장 등 볼거리도 많지만 비스테카 피오렌티나, 곱창 샌드위치 등 먹거리도 풍성하다./조선일보DB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이유는 여럿이지만 음식도 빠질 수 없다. 어딜 가나 맛있는 건 물론이고, ‘한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지역마다 도시마다 음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이탈리아 대표 도시의 대표 음식을 소개한다.

◆밀라노-코톨레타 밀라네제, 리소토

‘코톨레타 밀라네제(Cotoletta Milanese)’는 한국 돈가스의 조상(祖上)으로 꼽힌다. 등뼈가 붙은 송아지고기를 두드려 얇게 펴서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를 입혀 프라이팬에 버터를 넉넉히 녹여 튀기듯 지져낸다. ‘코톨레타 오레키오 디 엘레판테(Orecchio di elefante)’는 ‘코끼리 귀 커틀릿’이란 뜻으로, 등뼈를 제거한 고기를 사용한다. 송아지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리소토는 쌀에다 육수를 부어 천천히 저어가며 끓여 익힌 다음 버터와 치즈를 듬뿍 넣은 쌀요리로 한국인 입에도 썩 맞는다. 쌀알 속은 설익고 겉은 죽처럼 끈적해야 제대로 된 리소토라고 이탈리아 사람들은 좋아한다. 밀라노식(式) 리소토란 뜻의 ‘리소토 밀라네제(Risotto Milanese)’는 사프란을 넣어 노란색을 내는 게 특징이다. 메뉴판에서 ‘리소토 알 살토(al salto)’가 보인다면 밀라노 정통 식당을 제대로 찾았단 뜻이다. 리소토를 냄비 바닥에 얇게 펴서 눌러가며 앞뒤로 노릇노릇 바삭하게 익힌, ‘밀라노 스타일 누룽지’로 이해하면 된다.

◆피렌체-비스테카 피오렌티나, 곱창 샌드위치

미식가들은 피렌체를 찾을 때 ‘비스테카 피오렌티나(Bistecca Fiorentina)’ 먹을 생각에 입맛을 다신다. T자 모양 뼈 한쪽은 안심, 다른 쪽은 등심이 붙은 피렌체식 T본 스테이크다. 두께가 5cm 이상은 되야 제맛이 난다. 웬만한 대식가 아니면 혼자 먹기는 무리라 보통 둘 이상이 나눠 먹는다. 숯불이나 장작불에 거뭇거뭇 구워 소금과 레몬즙을 뿌려 먹는다. 굽기 정도를 절대 묻지 않는다. 물으면 “비스테카 피오렌티나는 레어로 먹어야 한다”는 말만 돌아온다.

피렌체 사람들은 소 내장 부위를 즐겨 먹는다. 트리파(Trippa)는 소의 위(胃)인 양, 벌집위, 천엽을 통칭한다. 이들 부위를 토마토 소스에 푹 끓인 전통 스튜는 한국인 입에도 잘 맞는다. 한국인 관광객에게도 잘 알려진 ‘곱창 샌드위치’는 실제론 곱창이 아닌 트리파를 넣는다. 이 샌드위치를 파는 가게가 피렌체 중앙시장에 몇 있다. 이 중 ‘다 네르보네(Da Nerbone)’가 제일 유명하다.

(사진 위 부터) 비스테카 피오렌티나용 소고기를 보여주는 정육점 주인. 에스프레소를 뽑는 나폴리 카페 바리스타. 갓 구운 피자를 화덕에서 꺼낸 나폴리 피자 장인. 초겨울 수확을 시작하는 올리브./김성윤 기자

◆로마-카르보나라 파스타

로마는 한국에서 크림 소스 파스타의 대명사로 인기 높은 ‘카르보나라(Carbonara)’의 고향. 하지만 정통 카르보나라에는 크림이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는다. 소스 재료는 달걀과 관찰레, 후춧가루, 페코리노 치즈 딱 네 가지다. 관찰레는 훈제한 돼지 볼살로, 없으면 일반 베이컨을 사용해도 된다. 페코리노는 양젖으로 만드는 치즈로, 소젖으로 만드는 파르미자노 치즈로 대체해도 된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관찰레를 볶다가 삶은 파스타를 넣고 살짝 버무린 뒤 달걀을 풀어 넣는다. 약한 불에 천천히 꾸준히 저으면 달걀물이 벨벳처럼 매끄러운 윤기가 도는 진한 소스가 되어 파스타를 코팅한다. 그릇에 담고 후춧가루와 페코리노 치즈를 갈아서 뿌려주면 완성된다. 로마 사람들은 “생크림을 더해 풍부하고 진한 맛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달걀 없이 크림만으로 만든 파스타는 절대 카르보나라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대표적 토마토 소스 파스타 ‘아마트리치아나(Amatriciana)’, 치즈가루와 후춧가루만으로 완성되는 ‘카치오 에 페페(Cacio e Pepe)’도 로마에서 탄생한 파스타이니, 로마에서 맛보기를 권한다.

늦가을 토스카나 키안티 지역의 한 와이너리. 포도나뭇잎이 노랗게 물든 걸로 봐서 화이트와인용 포도를 생산하는 포도밭이다. /김성윤 기자

◆나폴리-피자, 커피

피자와 커피 애호가라면 나폴리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도시다. 나폴리는 피자의 탄생지다. 어딜 가나 완벽하게 구운 피자를 먹을 수 있다. 장작 화덕에 갓 구운 피자는 뜨겁고, 달콤새콤하며 짭짤하면서 구수하고, 향기롭다. ‘피자 마리나라(Marinara)’는 피자의 원형이다. 토마토 소스와 얇게 썬 마늘, 오레가노, 소금, 올리브오일만 올라간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계속 입에서 당긴다.

피자 하면 바로 떠오르는, 치즈가 올라간 피자는 1889년 탄생한 ‘피자 마르게리타(Margherita)’에서 비롯됐다. 그 해 이탈리아 국왕 움베르토 2세와 마르게리타 왕비가 나폴리를 방문했다. 피자집 ‘브란디’ 주인 라파엘레 에스포지토는 국왕 부부를 위한 만찬에 올릴 피자를 만들란 명을 받았다. 그는 토마토 소스로 빨간색, 바질 잎으로 초록색 그리고 모차렐라 치즈로 흰색을 표현했다. 빨강, 초록, 하양 삼색(三色)은 이탈리아 국기에 들어간 국가 상징색이다.

어딜 가나 커피가 맛있는 이탈리아에서도 나폴리는 자타공인 최고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도시다. 어느 도시보다 커피를 많이 마시기에 커피 맛을 너무나 잘 알고, 솜씨 좋은 바리스타를 스타로 떠받든다. 시내 카페에서 에스프레소(Espresso) 한 잔을 주문했다. 이탈리아에서 ‘커피=에스프레소’이다. 뜨거운 물을 탄 아메리카노는 찾기 힘들고, 우유를 더한 카푸치노나 라테는 대개 오전에만 판매한다.

에스프레소 주문을 받은 바리스타는 탄산수 한 잔을 미리 내놓았다. 입을 헹구고 커피를 맛보란 배려. 잔을 머신 위에 데워놓지 않고 바(bar) 아래에서 꺼내길래 내려다보니, 김이 펄펄 올라오는 뜨거운 물에 잔들이 잠겨있었다. 에스프레소는 추출량이 적다. 잔이 차가우면 에스프레소가 식어서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따뜻하게 잔을 보관하는 것이었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줬다. 짙고 두꺼운 황금색 크레마에 덮인 커피에서 참기름처럼 고소한 향이 올라왔다. 나폴리 사람들이 하듯 커피를 한입에 털어넣었다. 쌉쌀하면서도 과일처럼 산뜻한 산미가 조화로웠다. 이어 고소한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평생 마셔본 최고의 커피였다.

◆베네치아-스프리츠

오후 5시쯤 되면 석양처럼 아름다운 오렌지빛 음료가 담긴 와인잔을 손에 든 이들을 이탈리아 모든 도시에서 볼 수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칵테일 ‘스프리츠(Spritz)’다. 오스트리아는 19세기 베네치아와 베네토, 트렌티노 등 이탈리아 북부를 지배했다. 이들 지역에 주둔하던 오스트리아 병사들에겐 자국 와인보다 이탈리아 와인이 너무 진했던지 소다수(스프릿첸)를 타 마셨던 것이 스프리츠의 유래다. 보기에 화사하면서 달콤쌉싸름한데다 알코올 도수도 높지 않아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다. 화이트 와인, 탄산수, 아페롤(Aperol) 등 리큐어를 4대3대2로 섞고 레몬 슬라이스를 올리면 스프리츠가 된다. 아페롤이 가장 인기지만 캄파리, 시나르, 셀렉트 등 다른 이탈리아 리큐어를 섞어도 된다.

■이탈리아(11월 24일 기준)

날씨 최저 6도/최고 14도(12~1월 나폴리 지역 평균)

화폐·환율 EUR/약 1389원(11월 평균 환율)

비행 시간 약 13시간

비상 연락처 주이탈리아 대한민국 대사관 (39)06-802461(근무시간 중)(39)3351850499(긴급상황 발생 시)

이탈리아 여행상품

▲상품명: 이탈리아 완전일주 8일 -KE

▲상품가: 339만원~

▲출발일: 매주 금요일

▲일정: 로마-폼페이-아말피-포지타노-나폴리-소렌토-시에나-토스카나-피렌체-베니스-밀라노

*최고의 동선(밀라노 IN / 로마 OUT)으로 대한항공 탑승

*토스카나 와이너리, 발도르차 평원 포토타임

*전 일정 일급호텔+나폴리 준특급 호텔 업그레이드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 관광

*문의: 롯데관광 유럽팀 (02)2075-3006

▲상품명: 이탈리아 일주 8일

▲상품가: 279만9000원~

▲출발일: 12월 중

▲일정: 로마-나폴리-폼페이-소렌토-친퀘테레-베네치아-밀라노

*베네치아 대운하, 로마 벤츠밴 등의 선택 관광

*단체쇼핑센터 방문 일정이 없어 여유로우면서 깊이 있는 여행 가능

*문의: 하나투어 1577-1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