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맑아진 석촌호수. /롯데물산 제공

지난 7일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선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평소 잔잔하고 평화로운 풍경으로 도심 휴식처가 되어 온 이 호수에 남녀 400여명이 뛰어 들어 수영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이 행사는 도심 속 이색 스포츠 대회인 ‘2022 롯데 Oe 레이스’다. ‘Oe 레이스’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스포츠 이벤트 플랫폼 ‘Oe(One Earth)’와 함께하는 아쿠아슬론(수영과 마라톤으로 하는 철인경기) 대회다. 이날은 석촌호수 수영과 롯데월드타워 123층을 오르는 수직 마라톤인 ‘스카이런’(SKY RUN)으로 진행됐다.

'2022 롯데 Oe 레이스' 참가자가 맑아진 석촌호수에서 수영하고 있다. /롯데물산 제공

이 대회 수영 레이스가 석촌호수에서 열린 건 올해가 처음이다.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수질이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경기 도중 선수들이 물을 마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문기관에 석촌호수 수질 검사를 의뢰한 결과,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ITU) 기준 ‘매우 좋은 수질’ 판정을 받았다. 지난 6일 진행된 ‘워밍업데이’ 행사에서 반신반의하며 석촌호수에 직접 들어가 본 참가자들은 입을 모아 “물맛이 좋다”고 했다. 여성부 우승자 황지호 선수는 “석촌호수가 얼마나 깨끗할지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맑아서 수영할 맛이 났다”고 했다. 의족을 착용하고 롯데월드타워 123층을 오른 이주영 선수는 “석촌호수 수질도 깨끗하고 수온도 적당해서 수영하기 좋았다”고 말했다.

석촌호수 수질이 이만큼 좋아진 데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석촌호수는 1971년 송파강을 메우면서 만들어진 호수다. 휴식처이자 문화공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도심 호수라는 한계 때문에 수질엔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롯데는 지난해부터 서울 송파구청과 함께 석촌호수 수질 개선 프로젝트에 나섰다. 친환경 공법을 활용한 수질 정화 작업을 통해 기초수질을 향상시키고, 녹조 형성을 억제해 호수 탁도와 청정도를 개선했다. 또 광촉매 작용을 응용한 수중정화 물질을 투입해 용존 산소를 증가시키고, 미생물을 활성화해 유해 물질과 퇴적물을 분해하며 생태계 재생을 도왔다. 또 롯데물산 임직원은 생태 전문가와 함께 석촌호수 생태를 직접 모니터링했다. 맑아진 석촌호수에서 식물과 조류, 어류, 곤충 등 어떤 다양한 생물이 사는지 매달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했다. 법정 보호종과 생태계교란종 등을 파악하고, 생물 다양성 등 석촌호수 생태계를 보전했다. 임현록 롯데물산 담당은 “생태 모니터링을 통해 석촌호수에 사는 생물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환경보호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생태 전문가와 서울시민이 함께하는 석촌호수 생태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물산 제공

꾸준한 수질 개선 노력으로 석촌호수 투명도는 0.6m에서 최대 2m까지 증가했다. 수질도 3급수에서 2급수 이상까지 대폭 개선했다. 엽록소를 뜻하는 클로로필도 3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됐다. 그 결과 석촌호수에서 최초의 수영 대회까지 개최하게 된 것이다.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이사는 “꾸준한 수질 개선 노력으로 맑아진 석촌호수에서 특별한 스포츠 대회를 열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수질 개선에 지속적으로 힘써 석촌호수를 시민들의 휴식처로 깨끗하게 가꿔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