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럽고 따뜻한 그림으로 전 세계 수많은 팬을 보유한 스페인 출신 화가 에바 알머슨이 한국을 찾았다. 2018년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전, 2020년 ‘에바 알머슨 via’전에 이어 세 번째다. 그의 새 전시 ‘에바 알머슨, Andnando’전은 지난 5월 13일부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
둥그런 얼굴에 올망졸망한 두 눈, 자그마한 코, 방긋 웃는 입매, 꽃이 무수히 피어나는 머리카락. 에바 알머슨이 묘사하는 인물들은 하나 같이 천진난만한 아이의 얼굴을 하고 있다.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에 사람들은 그를 ‘행복을 그리는 화가’라고 부른다.
이번 전시는 기존 유화 작품은 물론 벽화, 대형조형물, 드로잉, 조각, 애니메이션 등 총 150여점으로 꾸며졌다.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된 최신작 다수도 만나볼 수 있다. 에바 알머슨 하면 떠오르는 꽃이 만발한 유화, ‘꿈을 꾸다’(2022), ‘꽃이 필 때’(2022) 등이 대표적이다.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여덞 곳의 기점(국가)을 표현한 ‘방위기점 Cardinal Points’(2022) 시리즈도 선보인다. 8개 국가 중에는 한국이 포함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전시 주제인 ‘Andando(안단도)’는 ‘걷다’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이번 전시는 에바 알머슨의 53년 인생 여정을 담고 있다. 그의 일생과 삶을 회고하는 ‘일기장’인 셈이다. 각 주제를 대표하는 11개 공간은 작가의 감정, 기억, 환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관객은 전시를 따라가며 작가와 ‘정서적 여행’을 함께하게 된다. 특히 전시장 곳곳에는 작가의 상상 속 마을이 구현돼 마치 작품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11개 공간 중 ‘자가격리자들의 초상’에는 코로나로 스페인 전역이 봉쇄된 기간 동안 작가가 그린 타인의 초상화들이 걸려 있다. 에바 알머슨은 한 뉴스 채널에서 어떤 간호사가 가족 없이 고독하게 죽어간 코로나 환자의 손을 잡아주고 손수 장례식까지 치르는 모습을 본 후 이 초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자가격리 기간 동안 주변인들에게 사진과 이야기를 전달받아 그려온 초상화는 어느새 100점을 넘기게 됐다. 이 프로젝트는 작가가 우울함을 극복해내는 돌파구였다.
“한국은 항상 두 팔 벌려 따뜻하게 환영해주는 특별한 나라”라고 이야기하며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에바 알머슨은 “코로나 장기화로 일상의 답답함을 느낄 한국 관객에게 특별한 경험한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에바 알머슨, Andando’는 12월 4일까지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성인 2만 원, 청소년 1만5000원, 어린이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