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식습관·음주·흡연·스트레스 등 다발적인 요인으로 인해 위를 보호하는 위 점막이 손상된다. 결국 위·십이지장·식도 하부 등에 염증이 생기고 궤양이나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평소 소화가 안돼요.” “속이 더부룩해요.” “속이 쓰려서 잠을 못 잤어요.”

위 질환은 ‘국민 고질병’이다.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위 점막 손상으로 위산이 역류해 나타나는 증상인 경우가 많다. 흔한 만큼 경각심도 낮은 게 현실이다. 고통스럽고 불편하지만 ‘으레 나타나는 증상’으로 생각해 그냥 버티거나 제산제나 소화제를 먹어 해결한다. 하지만 계속 방치할 경우 위궤양부터 심하면 위암까지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위 점막에 결손이 발생하는 위궤양은 소화성궤양이라고도 부른다. 위산이 ‘위’ 자체를 소화시켜서 궤양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위산은 pH2의 강한 산성 용액으로 음식물은 소화하고 병균은 죽이는 역할을 한다. 한 번 식사할 때 나오는 위산만 무려 500mg에 달한다.

이런 강한 산성 용액에도 위 점막은 쉽게 손상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위 점막에 의해 생성되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체내 각종 장기에 널리 분포하는 지질성 분자) 성분이 위 점막을 재생하고 보호하기 때문이다. 또한 위 내벽은 1분마다 50만 개의 세포가 제거되고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3일마다 전체 상피(上皮)가 재생되는 것이다. 이때 재생된 세포가 위 점막을 보호한다.

하지만 ▲노화 ▲자극적인 음식 ▲흡연 ▲음주 등으로 손상된 세포를 재생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된다. 결국 위를 보호하는 위 점막이 손상된다. 더 나아가 위·십이지장·식도 하부 등에 염증이 생기고 점차 악화되며 궤양으로 발전한다. 즉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역류성 식도염 등은 모두 위산 과다 분비와 위 점막 손상으로 유발되는 질환이다.

◇위도 나이 든다…위암 발병률 60대에 가장 높아

우리나라는 전 세계 위암 발병률 1위 국가다. 위암은 유난히 한국인에게 많이 발병하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 데이터로 2014~2018년 위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진료 인원이 연평균 1.7%씩 증가했다. 2018년 연령대별 진료 현황을 보면, 환자 수는 40대 이후 급격하게 증가해 60대에 최고점을 찍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2458명·1.6%)보다 40대(1만2986명·8.2%)에 환자 수가 약 5배 이상 늘었다. 60대 환자(4만8627명·30.8%)가 가장 많았고, 70대(4만3109명·27.3%), 50대(3만4082명·21.6%) 순이었다. 특히 남성 환자 수가 여성보다 2.1배나 많았다.

위암의 초기 증상으로 꼽히는 속 쓰림 및 소화불량 환자에 대한 통계도 50대 이상 중장년층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속 쓰림 및 소화불량’의 연령별 점유율은 2013년 기준 70대 이상 구간이 17%로 가장 높았다. 50대 16.4%, 40대 13.6%, 60대 13% 순이었다. 이에 비해 30대 11.9%, 20대 9%, 10대 8.9%로 젊은 연령대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나타냈다.

◇꾸지뽕잎추출물…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위 불편감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신소재

위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식품이 여럿 있다. 대표적으로 ‘위 점막 강화’ 성분이 다량 함유된 양배추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비타민U와 비타민K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 위 점막을 강화하고 손상된 부위의 재생력도 높인다.

비타민U는 ‘MMSC(메틸 메티오닌 설포늄 클로라이드)’로도 불리는데, 위산과 자극 물질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하는 성분이다. 혈액 응고를 도와주는 비타민K는 ‘위벽 출혈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성분은 궤양으로 위장 기능이 떨어졌을 때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한편, 최근 꾸지뽕잎추출물이 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개별 인정형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동의보감’에도 등장하는 꾸지뽕은 황해도 이남에서 자생하는 토종 식물이다. 주로 잎과 열매를 약재로 사용하며 연구를 통해 다양한 기능성이 보고되고 있다.

꾸지뽕잎추출물은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위 불편감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건국대병원과 비에비스나무병원에서 진행한 한국인 74명 대상 8주간 인체 적용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꾸지뽕잎추출물 섭취 결과 ▲가슴쓰림 ▲상복부 경련 ▲가슴 통증 ▲조기 만복감 ▲위산 역류 ▲식후 포만감 ▲상복부 압박감 ▲상복부 팽만감 혹은 팽창감 ▲구역질·메스꺼움 ▲트림 ▲구토 ▲숨쉬기가 좋지 않음 ▲상복부 불쾌감 등 한국인의 기능성 소화불량과 관련된 ‘삶의 질 평가’ 총점이 개선됐다. 동물시험 결과도 긍정적이다. 위 점막 보호에 관여하는 유전자 MUC5AC 및 MUC6이 의미 있는 수치로 증가했고, 위산 생산에 관여하는 cAMP를 대조군보다 감소시켜 기능성이 확인됐다.

위 건강은 평소 생활과 연관성이 높다. 불규칙한 식습관·음주·흡연·스트레스 등이 위 건강을 해치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생활 습관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꾸지뽕잎추출물 등이 포함된 건강기능식품 섭취도 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