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병원이 2020년 6월 목동힘찬병원에서 마코를 처음 도입,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한 지 2년 만에 로봇 인공관절 수술 1만례를 돌파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 도입 당시 환자들이 낯선 수술법에 거부감을 느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일병원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단기간에 1만례를 돌파한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다. 힘찬병원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어떻게 인공관절 수술의 흐름을 바꾼 것일까?
◇출혈 줄고 회복 빨라 환자·의사 만족도 높아
단일병원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약 2년여 만에 1만례를 돌파한 배경에는 수술 결과에 대한 높은 만족도가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특히 당사자인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 인공관절 수술 후 1년 이상 지난 환자 1127명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환자들은 통증 감소와 정상 보행이 가능해진 것에 대해 매우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국제통용 통증척도(NRS·Numeric Rating Scale)를 활용해 통증 정도를 조사한 결과에서 수술 전 평균 8.3이었던 무릎 통증 수치는 수술 후 평균 1.5로 현저히 낮아졌다. NRS기준으로 통증이 없는 것을 0, 가장 극심한 통증을 10으로 할 때, 통상 4 이하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개인차는 있지만, 수술 후 대부분의 환자가 ‘거의 통증이 없다’고 느낀 것이다.
정상 보행에 대한 만족감은 수술 전후 보행 가능 시간(거리)에서 나타난다. 수술 전후 보행 가능 시간(거리)을 비교해보면, 수술 전에 환자의 42.1%는 5분 정도(집주변 약 100m)만 보행이 가능했다. 반면, 수술 후에는 환자의 88%가 20~30분 이상(약 1㎞) 보행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수술 전에는 지팡이나 보행기에 의지해야만 보행을 할 수 있는 환자가 11.1%나 달했지만, 수술 후에는 지팡이나 보행기를 의지해야 하는 경우는 1건도 없었다. 조사 대상자의 평균 나이가 70.9세임을 고려하면 이는 더욱 놀라운 결과이다.
신체의 변화는 환자의 정신건강까지 개선했다. 무릎관절염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과 보행 불편 등은 우울감을 유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술로 통증과 보행 문제가 해결되면서 우울감 역시 크게 개선된 것이다. 설문결과를 보면, 수술 전에는 환자의 72%가 ‘우울감이 있었다’고 응답했으나, 수술 후에는 90%가 ‘우울감이 없다’고 답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의 만족도도 환자만큼 높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전원이 ‘동료 의사에게 로봇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의사들은 특히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높은 정확도, 인대균형과 다리축, 수술 전 계획 수립의 정확도 향상, 적은 출혈과 빠른 회복에 만족도가 높았다.
인천힘찬병원 이경훈 과장은 “같은 관절염 말기 환자라고 해도 환자마다 뼈가 닳은 위치나 정도, 인대 손상도 등 환부 상태가 모두 다르다”며 “로봇 수술은 환자 개개인에 맞춘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어 수술의 정확도가 향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중에도 실시간으로 환자의 무릎 관절 간격, 다리 정렬 각도 등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정확하고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고, 결과도 더 좋다”고 밝혔다.
실제 휜 다리 교정수술 시 로봇 수술과 일반 수술의 교정 범위는 상당히 차이가 난다. 일반 수술은 10.3도를 3.3도까지 교정할 수 있으나 로봇 수술은 10도를 1.8도까지 교정 가능하다. 로봇 수술을 하면, 일반 수술보다 더 반듯하게 다리 교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관절 가동 범위(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최대 범위)도 로봇 수술을 했을 때 더 넓다. 수술 10일 후 평가에서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의 관절 가동 범위는 119.1도로 일반 수술을 받은 환자의 112.1도보다 7도가량 더 컸다.
정확하고 정밀한 수술은 출혈을 최소화한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에서 로봇 수술과 일반 수술 환자 각각 50명씩 총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수술 후 배출되는 혈액량은 로봇 수술(215.2㎖)이 일반 수술(319.4㎖)에 비해 약 32.6%나 적다. 인천힘찬병원 안치훈 과장은 “수술 과정이 얼마나 정교하냐에 따라 수술 결과가 좌우되는데, 로봇 수술은 손상된 부위만 정확하게 절삭한다”며 “덕분에 출혈을 줄여 추가 수혈에 따른 합병증과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회복 속도도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임상 경험 중요… 일반 수술 잘해야 로봇 수술도
그렇다면 무조건 로봇 인공관절 수술만 받으면 결과가 좋은 것일까? 그렇진 않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을 잘하는 의사가 로봇 인공관절 수술도 잘한다. 인공관절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검증된 로봇 인공관절 수술 기계로 수술을 받아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인천힘찬병원 최문기 부원장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방법이지, 로봇이 수술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고, 수술 중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집도의의 전문적 판단이 중요하기에 인공관절 수술이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수술을 받아야 만족할 수 있는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로봇을 사용하는지, 인증받은 로봇인지 수술 사례와 연구사례가 많은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수술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