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 남성 A씨는 심한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 관절이 많이 손상된 것은 물론, 다리 사이가 벌어져 걷는 것조차 불편했다. 절뚝절뚝 걷고 무릎을 제대로 굽힐 수 없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그는 무릎만이라도 곧게 펴지길 바라며 최근 강북힘찬병원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그 결과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관절 교정 각도가 향상돼 수술 일주일 만에 병실 주변을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됐다.
힘찬병원은 지난해 6월 목동힘찬병원에 처음으로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를 도입한 이후 현재 총 6개 분원에서 로봇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마코 도입 약 1년 만에 로봇 수술 5000례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15일 신동협 강북힘찬병원 원장을 만나 마코 로봇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들었다.
Q. 어떤 환자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 연골이 모두 닳아 제 기능을 다할 수 없는 ‘퇴행성 관절염’ 말기 환자에게 시행한다. 엑스레이 사진에서 연골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닳아있거나 다리가 휜 경우, 두 무릎 사이가 벌어져 있는 경우 등 증상이 나타날 때 받는 수술이다.”
Q.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말 그대로 인공관절 수술에 안전하고 정확한 로봇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다. 우선, 수술 전 3D CT 촬영을 통해 환자 상태를 분석, 수술 계획을 세운다. 이어 로봇을 활용해 정확한 수술을 진행한다. 로봇을 활용하면 뼈를 절삭하는 범위가 최소한으로 줄어들고, 환자 무릎에 맞는 인공관절의 크기와 삽입 시 각도 등을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술의 정확도가 향상되는데, 특히 ‘마코’ 로봇의 경우 정확도와 안전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특징이 있다. 무릎 전(全)치환술과 부분치환술, 고관절 전치환술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인공관절 수술 로봇이다. 현재 세계 29국에서 마코를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Q. 마코 로봇 수술의 장점은 무엇인가
“마코는 반자동 로봇이다. 절삭 범위를 알려주는 가상의 가이드라인 ‘햅틱존’을 벗어나면 로봇 팔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춰 필요한 부분만 정확히 절삭할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컴퓨터로 계산한 정확한 값과 전문의의 숙련도, 임상 경험을 수술에 함께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술 전에 확인했던 CT 촬영 사진과 실제 환자의 상태가 조금 다를 수가 있다. 그때 전문의 판단에 따라 수술 계획을 보완하거나 변수를 응용해가면서 유연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완성도 높은 수술로 이어진다.”
Q. 환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로봇 수술의 효과가 있다면
“로봇 수술은 정밀한 집도로 주변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한다. 이는 결국 통증 감소로 이어진다. 실제 ‘적은 통증’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한 환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효과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다리 축을 정확히 맞추기 위한 ‘절삭 가이드’를 허벅지 뼈에 깊숙이 삽입하게 되는데, 마코 로봇 수술은 환자의 다리에 센서를 부착하므로 이 과정이 생략된다. 자연스레 뼈 절삭으로 인한 출혈이 줄고, 추가 수혈에 따른 각종 감염 우려도 덜 수 있다. 고령환자에게 로봇 수술을 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령환자는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 질환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다. 이때 수술 중 출혈량을 줄이면 합병증에 노출될 위험도 낮아진다. 또한 재활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부분 중 하나다.”
Q.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나
“인공관절 수술의 적당한 시기는 대체로 65세 이상 환자가 퇴행성관절염 3~4기까지 진행됐을 때다. 하지만 엑스레이 사진에서 관절염이 심한 정도와 환자의 증상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데다 증상도 환자마다 다르다. 만약 통증이 있거나 무릎 관절을 굽히는 각도에 제한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약물 또는 주사 치료로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빨리 시작하길 권한다.”
Q. 평상시 관절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요즘처럼 추운 날씨엔 몸을 웅크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 관절이나 근육이 많이 경직되는 편이다. 이 때문에 얇은 옷을 여러 번 겹쳐 입어 보온을 유지하는 게 좋다. 또한 일상생활 중에서도 틈틈이 스트레칭이나 적절한 운동을 해 주기를 바란다.”
신동협 강북힘찬병원 원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병원 견주관절 임상강사
-고려대학교병원 족부족관절 임상강사
-고려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외래교수
-고려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전공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