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알비(대표 강건우)는 건축 산업에 새바람을 몰고 온 이동형 건축물 전문 벤처기업이다. 국내 첫 이동형 건축물인 ‘평창동계올림픽 미디어 레지던스(포스코A&C)’의 설계·제작에 참여한 기술 인력이 힘을 모았다. 엔알비는 2019년 국내 1호 이동형 학교인 ‘전북 고창고 프로젝트’의 기술 컨설팅을 맡으며 신(新)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동형 학교 관련 설계 저작권 및 특허기술을 4건 보유하고 있으며, ‘이동형 건축물’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모듈형 이동학교 ‘브릿지 스쿨’, 조달청 혁신 시제품 선정
엔알비가 개발한 모듈(module·건물 등을 구성하는 규격화된 부품)형 이동학교 브랜드는 ‘브릿지 스쿨(Bridge School)’이다. 전북 고창고를 시작으로 포항 유강초·송곡초, 예천여고, 상주모서초, 예천 풍양중에 이동형 임시학교 모듈 설치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특히 포항 유강초는 3개 층에 52개 학급 규모를 갖춰 ‘국내 최대’ 이동형 학교로 꼽힌다. 또한 학교모듈러와 같은 제품을 응용하여 하동 백신센터를 제작·납품하기도 했다. 노후 학교 건물의 리모델링 및 증·개축 기간에 임시 교실로 쓰이는 ‘브릿지 스쿨’은 지난 6월 조달청 혁신 시제품(교육부 제안)으로 지정됐다. 3.4m×9.0m×3.5m의 단위 모듈이 교실·화장실·준비실·로비·계단실 유닛 등 필요에 따라 결합해 전체 이동형 학교를 이룬다. 기존 컨테이너 교실의 단점을 보완해 건축물로서의 성능·품질·법적 기준도 충족하고 있다. 내진 설계로 안전성을 확보했고, 단열 및 진동·차음 (遮音) 성능도 기존 학교 건축물보다 우수하다. 높은 층고(層高)와 통창, 환기, 시스템 창호 등 쾌적한 환경도 강점이다. 지난 4월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1′에서 본상을 수상하며 디자인까지 인정받았다.
◇부동산의 동산화… 이동 및 재사용으로 경제성도 갖춰
강건우 대표는 “이동형 건축물은 컨테이너 건축물과 달리 이동·재사용·재조합이 가능하도록 개별 유닛으로 제품화한 것”이라며 “부동산(不動産)의 동산화(動産化)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컨테이너는 건축물의 성능을 잘 구현하지 못할뿐더러, 내부 마감을 현장에서 별도로해 이동 성능이 떨어진다. 엔알비 이동형 건축물은 공장에서 생산된 모듈을 별도의 현장 공사 없이 쌓아 연결한 후 마무리 작업만 하면 된다. 현장 설치 기간이 짧아 공사로 인한 학업 누수도 피할 수 있다. 모듈은 내외장재 손상 없이 99% 재사용할 수 있으며, 학교 전체를 이전 및 재설치하는 비용도 제작비의 10% 이하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90% 이상 재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통해 매년 약 210개의 학교가 리모델링될 예정이다. ‘브릿지 스쿨’이 이 사업의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이동형 학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엔알비는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건축물 수출이라는 신사업도 개척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이동형 건축물은 현장공사의 최소화 및 제품화 관점에서 모듈러에 대한 궁극적인 형태의 기술력이라 할 수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건설시장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