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르다. 2025년이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노인성 질환 환자 수도 늘고 있다. 특히 무릎 퇴행성 관절염 말기 환자에게 시행하는 ‘슬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은 지난해 약 11만 건 진행됐다. 인공관절 소재와 수술 기법의 발달로 수술 성공률은 높아졌지만, 의료진은 입을 모아 ‘한번 할 때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재수술을 하게 되면 더욱 복잡한 수술이 될 뿐 아니라, 수술 예후도 처음보다 좋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높은 완성도를 기대할 수 있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선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힘찬병원은 지난해 6월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 스마트로보틱스(Mako SmartRobotics·마코 로봇)’를 도입한 후 목동·강북·부평·인천·부산·창원 등 총 6개 지점에서 로봇 수술을 시행 중이다. 약 1년 만에 5000례의 수술 건수를 달성해 주목받고 있다.
◇로봇 수술, 인공관절 마모 속도 최소화
인공관절 수술의 관건은 고관절부터 발목까지 이어지는 다리 정렬과 축을 바르게 맞추는 것이다. 관절염 말기 환자는 관절 연골이 거의 닳아 없어져 다리가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휘어진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휘어진 다리를 바르게 교정할 수 있다. 인공관절도 원래의 관절처럼 마모되기 때문에 체중이 한쪽으로 치우쳐 마모를 앞당기지 않도록 다리를 바르게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허벅지 뼈에 수술 가이드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다리의 정렬과 축을 맞췄다. 반면 마코 로봇을 활용한 수술에서는 환자 허벅지와 정강이뼈에 센서를 부착하고, 수술실의 모니터 화면으로 다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정렬과 축을 맞춘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다리가 바르지 않으면 체중이 무릎에 고르게 전달되지 않아 인공관절의 마모가 빨라지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로봇 수술은 작은 오차 범위까지 세밀하게 계산해 완성도를 높이고, 인공관절이 조기에 마모되는 것을 방지해 인공관절 수명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80대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다리 교정 각도를 조사한 결과, 로봇 수술 환자의 다리 축이 더욱 정확하게 교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균일해진 관절 간격, 높아진 회복 속도
인공관절 수술의 완성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수술 후 관절 가동 범위다. 자연스러운 무릎 움직임을 구사하려면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의 관절 간격이 균일하게 맞춰져야 한다. 마코 로봇 수술에서는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달라지는 관절 간격을 정확한 수치와 3D 입체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수술 대비 관절 간격에 대한 수술 오차 범위가 1~2㎜ 범위 이내로 줄어든다.
전남 강진에 사는 김씨(84)는 무릎 통증이 심해 걷기가 불편했지만, 로봇 수술을 받은 후 보행과 관절 움직임이 더욱 편해졌다. 김씨는 “80세 넘어 받는 수술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수술 후 퇴원할 때 무릎 각도가 130도 회복될 정도로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강진우 부평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수술 직후부터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굴곡 운동, 보행 운동 등 재활 치료를 진행한다”며 “수술 후 통증이 심하면 환자들이 재활 치료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되는데, 정확도 높은 수술 후엔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줄어 재활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심현우 한국스트라이커 대표이사는 “마코는 정확한 수술 데이터를 제공해 수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며 “힘찬병원 선도 하에 마코 로봇을 활용한 수술이 알려지며 국내 공급량 또한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