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2014년 개봉돼 충격을 안겨주었던 SF 영화 ‘인터스텔라(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포스터에 등장하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이 영화 속 문구는 약 7년 만에 더욱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현실이 됐다. 코로나19와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되뇌는 말이기도 하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그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은 2020년의 시작과 함께 ‘도적같이’ 찾아와 지구촌 일상을 마비시켰다.
‘마스크 대란’과 몇 차례에 걸친 대유행을 반복하며 우리 모두의 심신은 지칠 대로 지쳐가고 있다. 이 상황을 끝낼 유일한 희망은 오직 ‘백신’과 ‘치료제’ 뿐이다. 그 ‘답’을 찾기 위해 밤낮없이 수고하는 의료진과 의약품 개발자들이 있기에, 우리는 답답한 마스크 안에서 치유를 꿈꾼다.
‘팬데믹 시대’의 복음(福音)인 바이오 기업과 제약회사들의 신약(新藥) 개발 소식이 우리를 ‘희망’에 들뜨게 한다. ‘늘 그랬듯이’ 희망이야말로 모두에게 가장 힘이 되는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 기업들이 최근 앞다퉈 전하고 있는 성과를 보면 이들의 절실한 열정이 그대로 배어난다. 코로나19 백신은 물론, 변이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생산에 이르기까지 인류를 구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기업 등과 ‘블록버스터급 백신’ 개발 진행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글로벌 백신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생산 및 허가·판매하는 권리까지 보유하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보건복지부와 BMGF(빌 & 멜린다게이츠재단) 등 국내외 기구들 지원으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에도 진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은 지난해 12월 국제민간기구인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가 추진하는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 ‘Wave2’ 지원 대상에 최초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대규모 투자로 다수의 글로벌 기업 및 국제기구와 ‘블록버스터급 백신’ 개발을 위해 협업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 모든 코로나19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 3종’ 개발
대웅제약은 밀접 접촉자부터 변이 바이러스 감염까지 모든 코로나19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토털솔루션(total solution)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코로나19 치료제 3종을 개발하고 있다. ‘카모스타트’ 성분의 경구용 알약, ‘니클로사마이드’ 성분의 서방형 근육주사제, 정맥 주사용 줄기세포 치료제 등이다. 최근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카모스타트’, ‘니클로사마이드’ 등의 성분이 초기 바이러스는 물론 영국이나 남아공발(發) 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치료제 개발로 코로나19 종식을 견인하고 세계인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내는 물론 글로벌 임상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종근당: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 임상 3상 계획 승인받아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모든 회사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 대상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3상이란 중증 고위험군 환자 약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임상으로, 서울대병원 등 10여 곳 이상의 국내 기관에서 진행한다. 신속하게 환자를 모집하기 위해 유럽·브라질·러시아·인도 등에서 글로벌 임상도 추진할 예정이다. 러시아 임상 2상에서 고위험군 36명 상태를 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데이터가 도출됐다. 10일간 ‘나파벨탄’ 투여군 중 61.1%가 회복돼 표준 치료군(11.1%)에 비해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 코로나19 증상 악화로 인한 사망 사례 또한 표준 치료군에서는 4건이 발생했으나 ‘나파벨탄’ 투약 군에서는 한 건도 없었다.
◇셀트리온: 1300명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중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과 상용화를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CT-P59/성분명: 레그단비맙·Regdanvimab)’ 개발에 착수한 이후 국내외 임상 및 허가에 속도를 내며 치료제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셀트리온은 EMA(유럽의약품청)로부터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의 정식 품목허가 전 사용을 권고하는 의견도 받았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의 신속한 글로벌 공급을 위해 이미 유럽 개별 국가들과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대한민국·루마니아·스페인·미국 등에서 총 327명 환자가 참여한 임상 2상을 완료했으며, 현재 1300명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완공 시 글로벌 CMO 시장의 ‘3분의 1’ 차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의 글로벌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 중이다. 송도 제2 바이오캠퍼스 조기 조성 후 지속적으로 공장을 증설하는 한편,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와 연구소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 중인 제4 공장은 세포주 개발부터 완제 생산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슈퍼 플랜트’로 설계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공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객 만족 또한 극대화해 초격차(超格差) 경쟁력 시대를 열 계획이다. 제4 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총생산 능력은 총 62만L로, 향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