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아직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2019년 말, 씨젠은 단 2주 만에 진단키트를 완성한 후 2020년 2월 유럽체외진단시약 인증(CE-IVD)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긴급사용 승인까지 받았다. 이 제품이 바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Allplex 2019-nCoV Assay’이다. 이 제품은 코로나19 시대 진단키트 분야의 한 획을 그으며, 전 세계에 K-방역 위상을 드높였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 반 가량 흘렀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바이러스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또 다른 위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씨젠이 최근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도 판별할 수 있는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해 또 한 번 기술력을 입증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 2주 만에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한 씨젠은 발 빠른 대처와 기술력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씨젠 제공

◇동시다중 분자진단 기술 적용한 ‘변이 바이러스 진단키트 2종’

씨젠이 개발한 변이 바이러스 관련 진단키트는 2종이다. ‘Allplex™ SARS-CoV-2 Master Assay’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씨젠의 독자 기술인 동시다중(同時多重) 분자진단 기술을 적용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4개 ▲변이 바이러스 유전자 5개 ▲검체 유효성 판별 유전자 1개 등 총 10개 유전자 타깃을 한 개의 튜브로 단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도록 만든 세계 유일의 진단키트이다. 이 제품은 다른 코로나19 진단키트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4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검출이 가능해, 변이가 발생하더라도 확진자를 찾아내는 데 유리하다. 또 WHO 등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에서 코로나19 확진 기준으로 제시하는 유전자 타깃을 2개 이상 포함하고 있어, 글로벌 코로나 검사 지침에 부합하는 것이 강점이다.

씨젠의 동시다중 분자진단 기술이 적용된 세계 유일의 코로나19 겸 변이 바이러스 진단키트 ‘Allplex™ SARS-CoV-2 Master Assay’

또 다른 제품인 ‘Allplex™ SARS-CoV-2 Variants Ⅰ Assay’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영국발 변이 ▲남아공발 변이 ▲기타 국가발 변이(일본·브라질)뿐 아니라 향후 새롭게 등장할 수 있는 변이까지 다양한 유형 중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를 2시간 안에 알아내는 신개념 멀티플렉스 진단키트이다. 또한 바이러스 유전자에서 변이가 발생한 부분을 정확히 찾아내는 씨젠의 특허기술이 적용돼 변이 바이러스 종류를 높은 정확도로 판별해내는 것이 특징이다. 위의 진단키트 2종은 감염 여부와 감염된 바이러스 종류 판독에 총 4시간이면 충분해 획기적으로 시간을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까지 전 세계 분자진단 검사 생활화를 목표

씨젠은 독자 개발한 동시다중 분자진단(molecular diagnosis) 기술 등으로 주목받는 글로벌 분자진단 전문기업이다. 분자진단이란 인체에서 채취한 혈액, 소변, 조직 등으로 DNA·RNA를 분석해 질병 원인을 찾아내는 체외진단 검사법이다. 높은 정확도와 빠른 결과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해 최근 코로나19와 메르스, 신종플루, 조류 인플루엔자 진단에 사용된 바 있다.

씨젠의 분자진단 제품은 호흡기 질환(코로나19, 독감 등), 성 매개 감염(STI), 결핵, 자궁경부암 등 감염성 질환 유발 바이러스와 항생제 내성균, 갑상선 암, 백혈병, 유전질환을 불러일으키는 돌연변이 등 150여 종(種)에 달하는 다양한 분자진단 시약을 아우른다. 특히 이들 제품은 질환의 원인이 되는 여러 병원체를 단 한 번의 검사로 진단할 수 있어 정확도뿐 아니라 효율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이다.

독자 기술이 적용된 분자진단 시약 개발로 글로벌 시장 선점에 성공한 씨젠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더욱 과감한 투자 및 사업 확장에 나선다. 씨젠은 ’2025년까지 전 세계 분자진단 검사 생활화'를 중장기 사업 비전의 핵심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자사 분자진단 시약을 한 장비에 적용할 수 있는 원 플랫폼 장비 및 전용 소프트웨어 개발도 진행 중이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분자진단 영역을 중소 병원 및 의원과 가정까지 확대하고, 동식물 등 비인간 영역으로까지 진단 시약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