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5000만원 상당의 유산을 삼육대학교에 기부하라는 고인의 유지가 가족들에 의해 30년 만에 지켜졌다.

2억 5000만원 상당의 유산을 한 대학에 기부하라는 고인(故人)의 유지가 가족들에 의해 30년 만에 지켜지게 됐다.

사연은 이렇다. 생전에 공장을 운영하던 A씨는 30여년 전 불의의 병을 얻게 됐다. 임종을 앞둔 A씨는 가족을 불러모아 재산 헌납의 뜻을 밝혔다. 자신이 운영하던 공장과 설비 등을 매각해 전액을 삼육대에 기부하라는 유언이었다. 2억 5000만원 상당으로 당시로써는 적지 않은 액수였다.

가족들 역시 평소 아버지의 뜻을 잘 알고 있었기에 유언에 따라 재산을 정리했다. 하지만 매수자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하면서 유산은 오히려 빚더미가 됐다. 어렵사리 공장을 처분했지만, 가족들 수중에 남은 돈은 없었다. 고인이 당부한 기부금을 낼 형편도 못됐다.

하지만 A씨의 세 딸에게 선친의 유지는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었다. 딸들은 아버지 유언을 지키기 위해 돈을 모으기로 결심했고, 30여 년이 지난 최근에야 2억 5000만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27일 삼육대 총장실에서 열린 발전기금 전달식에는 고인의 아내와 삼육대 동문인 큰딸 부부가 참석했다. 이들은 “가족 누구 하나 이견이 없었다”며 “늦게나마 아버지의 뜻을 이룰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김일목 총장은 이 자리에서 “30여 년에 걸쳐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신 가족들의 마음이 큰 감동을 준다”며 “그 귀한 뜻을 받들어 인재양성을 위해 소중히 쓰겠다”고 말했다.

삼육대는 기부문화 확산과 기부자 예우를 위해 가족들에게 A씨의 실명 공개를 권유지만 가족들은 신분과 이름이 드러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