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한 누각과 소나무 군락이 조명을 받아 연못에 비친 모습이 근사한 동궁과 월지는 연평균 160만 명이 찾을 정도로 경주 대표적 야경 명소다. /경상북도 제공

지난 4월 한국관광공사가 ‘야간관광 100선’을 발표했다. 내비게이션 앱 ‘티맵’의 빅데이터 281만 건을 토대로 밤에 여행하기 좋은 전국의 명소를 꼽았다. 대한민국 야간관광 100선을 선정하고 인기 있는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취지였다.

야간관광은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지역경제와 관광산업에 큰 도움이 된다. 이에 맞춰 경북도는 도내 유명 야경명소를 선정해 홍보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23개 시군에서 즐길 수 있는 야경, 노을명소 52개소와 야간 관광상품 14개를 한 데 모아 ‘우리 야경보러 갈래?’라는 안내·홍보용 책자를 발간해 경북의 대표 야경 명소를 알리고 있다.

경북의 야경명소들은 도심, 문화유산, 자연경관, 고택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경주에선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인 첨성대와 동궁과 월지가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경주엔 야경 명소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월정교다.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월정교는 조선 시대에 불에 탄 뒤 석축만 남았던 것을 2018년 복원했다. 일몰 때면 조명을 받은 월정교 단청과 기둥이 그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월정교에서 1.4㎞ 남짓 떨어진 동궁과 월지는 연평균 160만 명이 찾는 경주의 제1야경 명소다. 단정한 누각과 소나무 군락이 조명을 받아 연못에 비친 모습이 근사하다. 경주역사유적지구에 위치한 동양 최고(最古)의 천문대인 첨성대도 야경 명소로 꼽힌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이야기를 품은 월정교는 보름달이 뜨면 주변 조명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경주역사유적지구에 위치한 동양 최고의 천문대인 첨성대도 야경 명소로 꼽힌다. /경상북도 제공
안동 대표적 야경 명소인 월영교. 조선시대 한 부부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을 기념해 지은 나무다리다. 길이 387m, 너비 3.6m로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 인도교다. /경상북도 제공

바닷가와 항구에도 경북이 자랑할 만한 야경명소들이 많다. 포항의 대표적 해수욕장인 영일대해수욕장은 해상누각 영일대와 야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영덕의 강구항에선 조명이 빛나는 강구대교와 대게조형물이 설치된 해파랑공원이 밤이 되면 어두워진 밤바다를 밝게 비춘다.

울릉도 저동항과 촛대바위는 밤바다를 수놓는 고기잡이배의 화려한 등불과 효녀의 전설이 깃든 촛대바위의 경관조명이 아름다운 곳이다. 오르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높지 않은 언덕에 올라 전망대에서 저녁노을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날씨 좋은 날 낮에는 멀리 독도가 보이는 울릉도 천부항전망대에서 일몰 풍경을 바라본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낙조를 경험하는 것이다.

의성군 조문국 사적지에서도 봉긋봉긋 솟아있는 고분들의 부드러운 선을 따라 낙조 풍경을 볼 수 있다. 해질녘에 펼쳐지는 드넓은 안계평야의 붉은 노을은 광활한 스케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영주 삼판서 고택은 조선 개국공신 삼봉 정도전이 몇 차례의 유배에서 풀려 나 심신을 달래던 곳이다. 초승달을 형상한 조명 앞에 인증 샷을 남길 수 있다.

야경을 감상하며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야간관광 상품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 경주 신라달빛기행을 통해 동궁과 월지, 첨성대 등 경주의 주요 문화재 야경투어와 고택에서 펼쳐지는 음악회를 감상할 수 있다. 안동에서 즐기는 달빛투어 달그락은 월영교, 웅부공원 등 안동의 대표적인 야경명소 투어와 안동찜닭 등 먹방투어까지 포함하고 있다. 낙동강변의 아름다운 분수쇼와 함께 음악회까지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