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개발 최종 단계인 '임상 3상' 시험을 개시하는 백신 업체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3상이라고 다 같은 수준일까. 3상 시험은 약효와 부작용을 측정하기 위한 대규모 실험이다. 최소 1000명 이상의 참여자에게 백신을 투여한 뒤, 적어도 수개월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백신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단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누가 먼저 개발할지' 짐작해 볼 수 있는 지표가 최근 공개됐다. 블룸버그가 27일 정리한 '주요 백신 업체별 임상 시험 참가자 현황'에 따르면, 비교적 늦게 3상을 시작하는 미국계 제약회사인 존슨앤드존슨이 전 세계 업체 중 가장 많은 6만1045명의 시험 참가자를 확보했다. 다음 달 초부터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한다.

시험 참가자가 많다는 건 백신 개발 완료의 마지막 단계인 3상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단 뜻이다. 이철우 국제백신연구소(IVI) 예방의학전문의(박사)는 "임상 시험 대상자가 많다는 건, 인종별·연령별 차이 등 다양한 환경에서 많은 시험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많은 시험 결과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어 상용화 시점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앤드존슨이 3상 시험에 뛰어드는 것은 경쟁사인 모더나와 화이자(지난 7월)에 비하면 다소 늦다. 그러나 결과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제롬 김 IVI 사무총장은 최근 Mint와의 인터뷰에서 "(존슨앤드존슨급의) 대형 제약사는 막강한 연구 기반과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한번 뛰어들면 속도감이 다르다"면서 "먼저 (3상에) 도착했다고 해서 먼저 끝나리란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임상 시험 참여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 연합이 5만770명을 확보했다. 이어 모더나(3만720명), 화이자(2만9529명), 시노백(1만9236명)과 캔시노(6937명) 순으로 참가자가 많았다. 임상 시험이 가속화하면서 선두권 업체들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연초 20달러였던 모더나의 주가는 현재 70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블룸버그는 "백신 뉴스는 모더나 주가에 산소 같은 역할을 했다. 주가가 꺾일 때마다 뉴스가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주가는 지난 3월 40달러를 밑돌았지만, 최근엔 60달러에 육박한다.

백신 개발 뉴스는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불러일으킨다. 스위스금융그룹 UBS는 "백신 개발에 대한 긍정적 뉴스가 쏟아지는 날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평균 1.6%씩 올랐다"며 "백신 개발이 대형주 중심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