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시카고 컵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더블헤더 도중 양 팀 감독을 비롯해 코치, 선수 등 총 5명이 퇴장을 당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컵스와 레즈의 더블헤더 2차전. 1차전은 컵스가 다르빗슈의 6이닝 무실점, 앤서니 리조의 솔로포 2방으로 3-0으로 승리했다.
2차전 컵스가 1-4로 뒤진 4회초 공격, 선두타자로 나선 리조를 향해 신시내티 선발 티제이 안톤의 초구 96마일 패스트볼이 머리 위쪽으로 날라왔다. 리조는 황급히 몸을 숙여 피했고, 안톤은 공이 손에서 미끄러진 듯이 손을 유니폼에 닦았다.
닉 렌츠 주심은 양 팀 벤치에 경고를 줬다. 혹시 더 큰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는 것. 그러자 컵스의 데이빗 로스 감독은 덕아웃을 나와 렌츠 주심에게 항의했다.
로스 감독은 “우리 팀 덕아웃은 활기찬 분위기였는데, 주심이 경고를 줬다.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상대 젊은 투수가 자신의 손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그가 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1차전 홈런 2개를 친 리조를 향해 빈볼을 던진 안톤을 퇴장시키지 않고, 양 팀 벤치에 경고를 준 심판에 항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심판에 항의한 로스 감독과 컵스의 전략 코치 마이크 보젤로까지 퇴장을 당했다. 안톤은 리조의 머리를 향해 고의적으로 던진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공이 빠졌다. 몸쪽 공을 던지려 했다”고 했다.
앞서 2회 안톤은 삼진 2개를 잡아냈는데, 컵스 타자들은 몸쪽 바짝 붙는 직구에 대해 불평을 얘기했다. 이에 안톤은 컵스 타자들에게 “게임의 일부다. 투덜대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리조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 안톤은 2사 후 데이빗 보테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4회말 신시내티 공격, 컵스 구원 투수 애드버트 알조레이가 무사 1루에서 아키야마 쇼고의 머리 위쪽으로 93마일 직구를 던졌다. 그러자 신시내티 덕아웃에서 조이 보토가 고함치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에는 신시내티의 데이비드 벨 감독이 덕아웃에서 박차고 나와 심판에게 항의했다. 결국 벨 감독은 올 시즌 3번째 퇴장(2년간 11번 퇴장)을 당했다.
벨 감독은 “아키야마의 머리를 향한 볼이 나온 뒤에 양 팀 선수들끼리 야유와 고참을 주고받았다. 우리 선수들이 퇴장당하는지 확인하러 나갔다. 심판들은 고의가 아니라 공이 미끄러졌다고 판단하더라”라고 말했다.
벨 감독이 심판과 얘기하는 동안, 컵스 1루수 리조가 신시내티 덕아웃을 향해 소리쳤고, 신시내티의 보토, 제시 윙커는 1루심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덕아웃에서 나와 1루로 걸어가면서 리조와 대치 장면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양팀 불펜 투수들까지 달려나와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큰 충돌없이 양 팀 선수단은 진정했고, 이후 보토와 윙커는 퇴장을 당했다.
한편 감독과 선수 2명이 퇴장당한 신시내티는 7회말 끝내기 폭투로 승리, 더블헤더를 1승1패씩 주고받았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