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1일 갑자기 환자가 급격히 늘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대구동산병원은 자발적으로 감염병 전담병원이 됐습니다. 누구도 코로나19가 어떤 병인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무섭기도 했습니다."

12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하늘내린센터. 만해실천대상 수상자인 대구동산병원 서영성 병원장이 수상 소감을 통해 코로나19가 급습하던 상황을 설명하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첫 환자가 발생한 다음 날 51명이 한꺼번에 입원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누가 방호복을 입고 들어가 환자를 돌볼 수 있을까' 생각하는데, 경험 많은 수간호사들과 감염 전문 의사들이 먼저 뛰어들었습니다. 이어 계명대의 전 구성원들이 모두 참여했습니다. 첫 일주일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이후로는 두려움도 어려움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대구동산병원은 지난 8월 4일 전담병원에서 해제될 때까지 총 166일 동안 코로나와 사투를 벌였다. 서 병원장이 "166일 동안 누구도 감염되지 않은 것은 우리 병원의 자랑"이라며 "121년 전 미국 선교사들이 병원을 설립한 이래 나병과 콜레라, 장티푸스 등과 싸워왔는데 그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12일 강원도 인제 하늘내린센터에서 열린 만해대상 시상식. 왼쪽부터 우병렬 강원도 부지사, 윤성이 동국대 총장, 태국 아속 공동체 설립자 포티락 스님을 대신해 참석한 재가자 대표 캔파씨(평화 부문), 서영성 대구동산병원장,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 산악인 엄홍길씨(실천 부문 공동 수상), 소설가 김주영씨와 시인 신달자씨(문예 부문 공동 수상), 강천석 조선일보 논설고문, 최상기 인제군수.

이날 만해대상 시상식장에서는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업적을 쌓아온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이 큰 감동을 일으켰다. 만해평화대상 수상자인 태국의 아속공동체 포티락 스님은 5분짜리 동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보내왔다. 동영상에서 포티락 스님은 "비록 지구상의 다른 곳에 있지만 만해대상과 아속공동체는 평화를 향한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의 관계가 지속적인 평화를 향한 사명감으로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은 태국에 유튜브로 생중계돼 태국 전역의 9개 아속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시청하기도 했다.

또 문예대상 수상자인 소설가 김주영씨와 실천대상 수상자 엄홍길씨의 각별한 인연이 소개돼 화제가 됐다. 엄홍길씨가 히말라야 16좌 등반을 마치고 휴먼재단 설립을 구상하던 2007년 김주영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던 파라다이스재단으로부터 특별공로상을 받았다는 것. 엄씨는 "그때 상금을 바탕으로 휴먼재단을 만들 수 있었고, 네팔의 어려운 어린이들을 돕기 시작했다"며 "복(福) 중의 최고가 '인연의 복'"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해축전 총재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법어를 통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자"고 강조했다. 원행 스님은 3·1운동을 주도해 투옥된 만해 선생이 법정 최후 진술에서 "우리들은 우리의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사자후를 토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신종 전염병에 맞서 장한 희생을 하는 세계의 모든 의료진은 만해 스님과 똑같은 취지의 말씀을 하는 것"이라며 "세계인들이여, 만해를 배웁시다"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근배·오탁번·이광복·이상문·유자효·박시교·유성호·김영재·윤효·김지헌·이혜선씨 등 문인들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이양수 미래통합당 의원 그리고 행사를 주최한 우병렬 강원도 경제부지사, 최상기 인제군수, 윤성이 동국대 총장, 강천석 조선일보 논설고문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