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을 떠나 해외로 이주한 국민 숫자가 금융 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작년 980명이 정부에 '해외 이주 신고서'를 냈다. 2009년 1153명을 기록한 뒤로 가장 많은 숫자다. 2015년 273명, 2016년 455명이던 것이 2017년 825명으로 치솟았고, 2018년엔 879명이었다. 현지에서 머물다가 장기체류로 전환한 경우는 제외한 수치다.

1일 낮 서울 강남구 한 이민컨설팅업체에서 만난 자산가 A(여·48)씨는 미국 뉴욕에 아파트를 매입하고 이민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영주권 취득을 위해 50만달러, 부동산 취득을 위해 180만달러 정도를 지출할 예정이다. 총 자산이 50억원가량이라는 그는 "정부가 강남 좋은 아파트 가진 사람을 겨냥해 3년간 20번 넘게 정책을 바꾸는 모습을 보면서 이민 결심을 굳혔다"며 "지금 염두에 두고 있는 맨해튼 아파트의 경우 분양받으면 20년 동안 뉴욕시에서 연간 1만2000달러 이상의 재산세 경감 혜택을 준다고 해 솔깃하다"고 했다.

중산층도 이민 행렬에 동참한다. 서울 중구에 사는 가정주부 B(44)씨는 최근 포르투갈 제2 도시 '포르투'로의 이민을 알아보고 있다. 평범한 중산층인 B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이민은 꿈도 못 꿨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값 폭등이 B씨에게 기회를 줬다. 그는 "변변한 재산이라곤 서울 시내 아파트 한 채가 전부였는데, 그게 갑자기 십수억원으로 치솟았다"며 "아파트를 판 돈의 절반으로 유럽에 주거지를 마련하고 나머지 절반을 생활 비용으로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자산가뿐 아니라 평범한 서울 중산층들도 10억~20억원대 아파트 한 채를 지렛대 삼아 이민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