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오는 2025년까지 병장 월급을 96만29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병사들이 사실상 월급 100만원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인상액은 하사 첫 월급의 50% 수준에 맞춘 것이다. ‘애국페이’ 수준이었던 병사들의 월급을 현실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급격한 월급 상승으로 군 예산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1970년 우리 군 병사들의 월급은 병장 기준 900원으로 1000원이 되지 않았다. 병사 월급이 1만원이 된 건 1991년부터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1년부터 병사들은 10만원을 받게 됐다. 월급 상승은 노무현 정부 때 두드러졌다. 이전 인상률은 5% 수준이었는데, 노무현 정부 5년(2003~2008년) 동안 병사 월급은 연평균 24.2% 올랐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병사 월급이 동결(2009~2010년)되거나 소폭 인상에 그쳤다. 다시 병사 월급이 본격적으로 오른 건 현 정부 들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병사들의 월급을 2022년까지 최저임금의 50%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병사 월급은 2017년 21만6000원이었는데 올해 54만900원으로 3년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국방부는 이와 같은 추세를 이어가 2025년엔 사실상 월급 100만원을 달성하겠다고 국방중기계획(2021~2025)을 통해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당장 내년엔 병장 월급이 60만8500원으로 늘어나고 2023년엔 70만원 이상을 받게 된다. 2024년에도 84만1400원이 병장 월급으로 책정돼 있다.
국방부는 2023년부터는 병사 월급 기준을 하사 초봉에 맞추겠다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저 임금으로 기준을 정했던건 기존 국정 과제 개념이었다”며 “연구를 했는데, 차상위 계급인 하사 계급을 기준으로 하는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병사 월급을 최저 임금의 50% 수준으로 달성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현실화됐다”며 “명시한 계획은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군은 병사들의 월급 인상을 환영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군 관계자는 “20대 초반 생산연령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준다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무리하게 병사들의 월급을 올리는건 결국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