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집중호우와 북한의 무단 방류로 피해를 입고 있는 임진강 최북단 군남댐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측에서 방류 사실을 우리에게 미리 알려준다면 우리 수량 관리에 큰 도움이 될 텐데 그게 지금 아쉽게도 안 되고 있다"고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최소한 우리 측에 사전 통보를 했어야 한다"고 했고, 다른 통일부 당국자는 "자연재해 관련 협력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북의 기습 방류로 파주·연천 일대에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우리 국민 생명과 안전이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 북한에 강력히 경고·항의를 해도 모자랄 판에 대통령과 통일부는 '불행한 일' '아쉽다'며 남의 집안일처럼 말했다.

황강댐 수문을 열어젖히면 하류에 물난리가 난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2009년에도 북이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열린 남북 회담에서 북은 방류 시 남측에 사전 통보하기로 약속했는데, 또다시 무단으로 물을 내려보낸 것이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마저 외면한 행위다. 그래놓고 사과는커녕 해명 한마디 없다. 우리를 우습게 아는 것이다.

통일부는 북의 황강댐 무단 방류 다음 날 1000만달러(약 120억원)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의했다. 정부는 우리 세금 180억원을 들여 지은 남북연락사무소를 북이 폭파했는데도 제대로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 인도적 지원은 할 수 있지만 모든 일에는 적절한 때가 있다. 북의 무책임한 행위로 우리 국민들 안전이 위협받는데 정부는 북에 돈을 갖다주겠다고 하니 '어느 나라 대통령·장관이냐'는 말까지 나오는 것 아닌가. 북의 이번 무단 방류는 '아쉽다' 한마디로 넘길 일이 아니다. 북에 책임을 묻고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