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아이를 끌어안고 아이의 등을 쓸어내리며 창밖을 주시했다. 거실 가운데 있는 거울이 조금씩 흔들렸다. 이어 강한 폭발음과 함께 집 안에 뿌연 연기가 자욱해졌다. 남성은 아이를 번쩍 들어 올려 창문 반대편 소파 쪽으로 향했다. 그러다 방향을 돌려 테이블로 향한 남성은 의자를 치운 뒤 아이부터 테이블 밑으로 밀어 넣었다. 4일(현지 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 참사 때 인근에서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 속 아버지의 모습이다. 현지 언론과 외신들은 해당 영상을 소개하며 "참사 와중에도 가슴이 멎는 듯한 감동을 줬다"고 했다.
감동적인 영상은 또 있었다. 베란다에서 청소하던 한 여성은 폭발로 집이 흔들리자 청소기를 내던지고 놀고 있던 아이에게로 달려가 아이를 안았다. 그녀가 아이를 안아 들고 거실로 대피하는 데 걸린 시간은 3초도 안 걸렸다. 외신들은 이 여성이 유모라고 전했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소녀를 구한 영웅" 등의 찬사가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