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현재 4%인 전·월세 전환율을 낮출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국회에서는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은 월세를 받을 경우 과태료를 2000만원까지 물게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논란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월세 가격 묶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절한 비율을 정부가 정한 것이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법정전환율을 지키도록 규정하고 있고, 시행령에 '10%' 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비율(3.5%)을 더한 값' 중 낮은 비율을 적용토록 했다. 현 기준금리가 0.5%이니 현행 법정 전·월세전환율은 4%다.

예를 들어, 현재 5억원인 전세 보증금을 1억원으로 내리고 나머지를 월세로 돌린다면 4억원의 4%인 1600만원을 연간 월세로 내게 된다. 매월 133만원이다. 이 전환율이 2%로 내려가면 월세가 67만원으로 절반으로 떨어진다.

◇"기준금리 낮으니 전환율 내려야"

정부가 전·월세전환율을 낮추려는 근거는 현재의 낮은 기준금리다. 김현미 장관은 지난 4일 한 방송에 출연해 "기준 금리에 3.5%를 더하는 것으로 결정된 당시엔 한은 기준금리가 2.5∼3%였지만, 지금은 0.5%이기 때문에 3.5%를 더하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가 정한 전·월세전환율은 처벌규정이 없어 별다른 구속력이 없었다. 여권 성향의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최근 전월세전환율을 초과하는 월세를 받을 경우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전세를 월세로 잘못 전환하면 벌금을 물게 된다.

◇실제 적용되는 경우 별로 없을 듯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여당이 지난달 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입법, 시행함으로써 이 규정이 적용되는 경우가 별로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세 살던 임차인이 계약기간이 끝나도 재계약을 요구할 수 있고, 이 때도 세입자가 전세를 월세로 바꾸자고 하지 않는 한 월세 전환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세입자가 '2+2년'을 전세 계약을 채운 뒤 나갔을 경우, 새 세입자를 들일 때 인상률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시세대로 세를 놓을 수 있는 것이다. 집주인이 원래 전세였던 것을 월세로 전환한다고 해서 정부가 그 가격을 제한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 세입자를 들일 때에도 인상률을 제한하는 법안을 만들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