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96세 할아버지가 대학 졸업장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졸업 기념으로 월계수 모자를 쓴 파테르노씨. 이탈리아에서는 대학 졸업식 때 월계수로 만든 모자를 쓰는 전통이 있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주도(主都) 팔레르모에 사는 주세페 파테르노(96)씨가 지난달 29일 팔레르모대에서 역사학·철학 전공으로 학사 졸업장을 받았다. 최우등 졸업이었다. 파테르노씨는 이탈리아에서 역대로 가장 늦은 나이에 학사모를 쓴 사람이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졸업식에서 파테르노씨가 졸업장을 받고 있다

파테르노씨는 대공황 직전에 태어나 어린 시절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중학교 수준의 학교 교육만 받았다. 2차대전 때 해군으로 참전했던 그는 전후(戰後) 철도 근로자로 일했다.

파테르노씨는 배움에 대한 열의가 있어 주경야독으로 31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러나 대학까지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두 자녀와 아내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1984년 은퇴했던 파테르노씨는 늘 책을 읽고 지냈다. 평생의 반려자인 아내는 2006년 숨졌다. 더 늦기 전에 대학 공부를 하고 싶다며 90대에 팔레르모대에 입학했다.

70살 넘게 어린 동료 학생들이 구글을 검색하며 학습 자료를 찾을 때 파테르노씨는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했다. 어린 학생들이 컴퓨터로 리포트를 쓸 때 작고한 어머니가 물려준 타자기로 리포트를 썼다. 그는 졸업 전 코로나 사태로 인한 화상 수업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파테르노씨는 졸업 시험은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구술 시험을 치렀다

파테르노씨는 “지식은 보물”이라며 “남은 여생은 글을 쓰며 지낼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