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아파트 단지 인근 야산에서는 새하얗고 우아한 날갯짓을 하는 새떼가 날아들었다. 이 새는 선비의 상징 ‘백로’이다. 나무마다 5∼6마리씩 무리를 지어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은 ‘훌륭한 자연의 보고’라며 감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웃 주민들에게 백로는 스트레스를 주는 불청객이었다. 썩는 듯 역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신경을 날카롭게 할 만큼 쉴새 없이 내는 울음소리는 소음에 불과했다.

주민 이모(33)씨는 “언젠가부터 백로떼가 몰려들더니 최근에는 어마어마한 수가 야산에 몰려들었다”라며 “여름철인데도 악취와 울음소리에 문을 열어두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백로떼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아파트 단지 인근 가로수에 앉은 모습

청주에서 백로떼 때문에 주민들이 피해를 겪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5년 서원구 수곡동 청주남중학교 뒷산에서 1000여 마리의 백로가 집단 서식하면서 같은 문제로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졌다. 이에 청주시와 학교 측이 백로가 머물던 곳의 나무를 베어내 백로를 쫓았다. 그러자 백로떼는 이듬해인 2016년 남중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서원대 기숙사 뒤편 야산으로 서식지를 옮겨갔다. 서원대 측도 나무를 베어내 백로떼를 쫓아내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자 이번엔 송절동 아파트 단지 인근 야산으로 옮겨간 것이다.

청주시는 이미 두 차례 백로를 쫓아냈던 간벌 방법에 대해서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해당 야산이 사유지인데다 간벌 이후에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가 집단 서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우선 간벌작업 대신 백로 서식지를 찾아 민원이 발생하는 직접적인 요인을 제거하는 환경정비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시는 31일 오전 환경보전청주시협의회 회원 70여명과 함께 송절동 백로 서식지 및 주변 일대에서 분변 제거와 백로사체 등을 수거했다. 또 서식지 주변 환경정비도 함께 진행했다. 이와 함께 흥덕보건소의 협조를 구해 아파트 일대에 주 1회 소독을 하는 등 방역도 강화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민원이 계속 제기되는 백로서식지 및 주변의 사체, 분변을 청소하고 방역을 할 계획”이라며 “인근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