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3)이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무너졌다. 최고 146km, 평균 143km에 그친 포심 패스트볼을 거의 던지지 않았고, 주무기 체인지업은 그야말로 난타 당했다.

류현진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벌어진 2020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4⅓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토톤토의 4-6 패배와 함께 류현진은 시즌 첫 패전이자 이적 첫 패전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도 5.79에서 8.00으로 올랐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4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4탈삼진 3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5회를 넘기지 못해 에이스의 체면을 구겼다.

류현진은 개막전에서 97구를 던진 뒤 5일을 쉬고 이날 마운드에 올랐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30일 워싱턴전에 나서야 했지만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의 관리 차원에서 1일 더 쉬고 등판했다. 그런데 추가 휴식 효과가 미미했다. 이날 류현진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0.7마일, 약 146km에 그쳤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 역시 88.9마일로 약 143km에 머물렀다. 지난해 LA 다저스 시절은 90.7마일로 약 146km였다. 이날은 전년대비 구속이 3km가량 급감했고, 포심 패스트볼을 겨우 12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이날 류현진은 포심(12개) 싱커(17개) 등 패스트볼이 29개에 불과했다. 체인지업(27개) 슬라이더(24개) 커브(13개) 등 변화구 비율이 높았다. 커터성 슬라이더도 많았지만 체인지업과 커브만 40개로 전체 비율의 43%를 차지했다. 패스트볼이 힘 있을 때 빛을 발하는 체인지업도 배트에 족족 걸려들었다.

피안타 9개 중 5개가 체인지업을 공략 당한 것이었다. 바깥쪽 낮게 떨어뜨린 체인지업도 워싱턴 타자들이 가볍게 툭툭 갖다 맞혀 인플레이 타구로 만들었다. 특히 4회 마이클 A. 테일러는 류현진의 5구째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중월 투런 홈런으로 장식했다.

류현진이 패스트볼을 거의 던지지 않자 워싱턴 타자들은 철저하게 변화구만 노렸다. 몸쪽 승부에 부담을 느꼈는지 바깥쪽 승부가 많았고, 코스까지 읽히자 체인지업을 잘 떨어뜨려도 통하지 않았다. 카스트로는 5회 각도 큰 커브를 정확한 타이밍에 잡아당겨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노림수를 갖지 않고선 치기 어려운 코스였다.

던질 공이 마땅치 않아진 류현진은 커맨드도 흔들렸다. 3회 커트 스즈키에게 우중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맞을 때 포수 대니 잰슨이 몸쪽을 요구했지만 류현진의 싱커는 바깥쪽 높게 가는 실투가 되고 말았다. 포심 패스트볼이 거의 사라지면서 체인지업이 힘을 잃었고, 최대 강점인 커맨드마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류현진 경기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