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두 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되며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20 MLB(미 프로야구)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와3분의1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9안타를 얻어맞으며 5실점했다. 그는 2―5로 뒤진 5회 1사 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서 등판한 토머스 해치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며 류현진의 자책점이 늘어나진 않았다. 블루제이스가 내셔널스에 4대6으로 패하며 류현진이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 구장인 내셔널스 파크에서 치러졌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 경기로 열렸다. 블루제이스는 캐나다의 국경 폐쇄로 토론토 홈 구장을 사용하지 못하고 떠돌이 신세로 홈 경기를 벌이고 있다. 12일부터는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샬렌 필드를 홈 구장으로 쓴다.

류현진은 1회 2사에서 3번 타자 스탈린 카스트로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카스트로를 2루에서 잡았지만 1회에만 이미 투구 수가 25개에 달했다. 류현진은 2회에도 2·3루 위기를 자초하며 투구 수가 43개까지 늘어났다.

류현진은 3회 2사 후 1·3루 위기를 맞았다. 이번엔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지 못하고 커트 스즈키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4회엔 마이클 테일러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류현진은 5회에도 난조를 보이며 카스트로와 카브레라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5점째를 내줬다. 이날 카스트로에게만 3안타를 맞았다.

구속 저하가 심각하다. 이날 시속 90마일(145km)을 넘어가는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찾기 어려웠다. 류현진이 던지는 직구의 평균 구속은 KBO리그 수준인 88~89마일(142~143km)에 머물렀다. 그동안 시즌별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0마일을 넘었던 그는 올해 들어 구속이 2~3마일 줄었다.

구속 저하로 직구에 자신이 없어서인지 체인지업 구사율이 높았고, 상대는 이를 간파한듯 손쉽게 안타로 만들어냈다. 이날 류현진이 허용한 9개의 안타 모두 변화구를 맞았는데 그 중 5개가 체인지업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던 ‘류현진표 체인지업’의 위력이 사라진 것이다. 류현진은 그동안 다양한 구종과 영리한 볼 배합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지만 직구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변화구의 효과는 반감된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2.32)로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한 류현진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8.00까지 올라갔다. 많은 실점도 문제였지만 5회가 끝나기도 전에 93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 수 조절에 실패했다.

특히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개막전(4와3분의1이닝 3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가는 수모를 당했다. 2경기 연속 홈런도 허용했다. 25일 레이스와의 개막전에선 쓰쓰고 요시모토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현저히 떨어진 직구 구속 등 류현진은 현재로선 시즌 준비가 잘 되지 않았던 모습이다. 올해는 팀당 60경기의 ‘초 미니 시즌’이라 이제 류현진이 등판할 기회도 10번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올 시즌 최악의 출발을 보인 그가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