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미국 당국은 엘 멘초에 대해 현상금 1000만 달러를 걸었다.

멕시코에서 가장 악명 높은 마약 조직 CJNG(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의 수괴 엘 멘초가 개인 병원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 멘초는 미국 당국의 1순위 지명수배자로 현상금이 1000만 달러(약 120억원)에 이르는 거물이다.

영국 가디언은 28일(현지 시각) “멕시코에서 지명수배 중인 마약왕 가운데 한 명인 엘 멘초가 할리스코주 서부에 개인 병원을 세웠다”고 전했다. 본명이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54)인 엘 멘초의 CJNG는 최근 몇 달 동안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키며 멕시코 유력 카르텔로 부상한 조직이다. 지난달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시 경찰청장을 노리고 총격 사건을 벌여 경찰과 시민 3명을 살해했고, 이달 중순에는 장갑차 등으로 무장한 조직원들이 전투복을 입고 ‘멘초님 만세’를 외치는 영상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퍼지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번 주 들어서는 엘 멘초가 병원 건설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할리스코주 주도 과달라하라에서 남서쪽으로 250㎞ 떨어진 지역에 엘 멘초가 병원을 세웠다”고 전했다.

수배 중인 엘 멘초는 은신처를 떠나지 않고 신장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병원이 위치한 지역은 2015년 체포 작전에 나선 멕시코 육군 헬기가 로켓에 피격됐을 정도로 카르텔의 장악력이 센 곳이라며, “조직원들이나 현지 주민들도 해당 병원에서 진료를 본다”고 전했다.

CJNG 조직원들이 중무장한 채 '엘멘초 만세'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엘 멘초의 악명은 현재 미국에 수감 중인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엘 차포)을 넘어서고 있다. 가디언은 “엘 차포의 아들은 올 2월 미국으로 인도됐고 딸도 체포됐지만, 엘 차포의 뒤를 이은 엘 멘초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범죄조직 전문가 크리스 달비는 가디언에 “CJNG가 코로나 펜데믹을 이용해 멕시코 전역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며 “엘 멘초는 현재 멕시코에서 ‘제1호 공공의 적’이지만 엘 멘초 개인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달비는 엘 멘초 체포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석을 내놨다. 그는 “만약 멕시코 정부가 나선다면 엘 멘초를 찾아 없앨 수 있겠지만 이후에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결국 또 다른 누군가가 그의 자리를 이을 뿐”이라고 말했다.